저점 유지 후 재확산 우려… 새 변이의 출현은 최대 변수 오미크론 대비 중증화율 약할 것으로 예상… 출현 시점이 문제백신 추가접종·경구용 치료제 확보·재감염률 분석 ‘선결과제’
  • ▲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질병관리청
    ▲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질병관리청
    오미크론 대유행은 완만한 감소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면역감소의 한계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간이 지나면 백신 효과가 줄어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감염을 통한 면역체계를 계속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결국 정점을 지나도 저점 구간에서 확진자 규모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고 중간규모의 유행은 다시 퍼지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미크론 대비 중증화율이 높진 않겠지만 새로운 변이의 출현도 생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25일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제19차 대한백신학회 춘계학술대회에 발제자로 나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향후 과제와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감염예방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은 다양한 데이터로 증명됐고, 면역을 획득한 확진자도 동일하게 그 효과가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는 다음 유행이 이어질 수 있다는 주요 근거로 작용하며, 현재의 오미크론 유행이 급격한 감소세로 전환되지 않는다는 예측에 힘을 싣는다. 코로나19의 특성에 기인한 새로운 변이의 출현도 예상된다. 

    정 교수는 “백신 3차 접종과 감염 이후 면역감소가 얼마나 이뤄지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라 유행의 시기를 예단하기 어렵다”며 “아마도 다음 변이의 전파력이나 면역회피 능력에 따라 그 규모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백신 접종률과 확진자 비율이 중증화율 감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현재의 오미크론, 스텔스 오미크론 대비 치명률이 높지는 않을 것이라는 근거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 교수는 “면역감소와 거리두기 등 사회적 중재의 중단이 맞물린다면 새 변이의 등장이 앞당겨질 수 있으며 그 시점이 언제가 되는지냐에 따라 피해 상황은 더 커질 수 있다”며 “이를 대비한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그가 발표에서 제시한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아종의 전이 확률은 매달 평균 약 30%에 수렴한다.

    ◆ 다음 유행 대비책 마련 ‘절실’… 지속적 감시체계  

    정 교수는 “지난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방역상의 피해 외에도 엄청난 사회경제적 손실이 있었다”며 “다음 유행에 대비할 수 있는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대유행이 지난 이후에도 코로나19가 종식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면역감소를 막기 위한 추가 백신접종에 대한 고민, 경구용 치료제 확보가 중요하다는 진단이다. 

    mRNA 백신 등 새로운 플랫폼은 염기서열 변화로 새 변이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오미크론 대유행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던 한계가 있었다. 

    때문에 다음 유행까지는 접종시기와 대상자에 대한 고민을 미리 해둬야 한다는 제안이다. 또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백신에 대한 신뢰성을 회복하는 개선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구용 치료제의 확보도 중요한 과제로 설정됐다. 

    정 교수는 “이번 오미크론 대유행에서 의료체계 보호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백신과 경구용 치료제”라며 “타미플루의 비축과 같이 다음 유행에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를 미리 비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근거를 만들기 위한 재감염률과 새 변이에 대한 지속적 감시체계가 유지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그는 “유행 초기보다 코로나19에 대한 수많은 정보가 축적되어 있으나 아직 완결성이 모자라다”며 “해외 정보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 역량으로 새로운 변이에 대한 정책적 대응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