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4.1%↑, 우크라 영향…석유류 31.2%↑·외식 6.6%↑근원물가도 3.3%↑·10년만에 최고…생활물가 5.0%↑政 유류세 인하 5~7월 연장…20%때보다 부담 1만원↓
  • ▲ 치솟는 기름값.ⓒ뉴데일리DB
    ▲ 치솟는 기름값.ⓒ뉴데일리DB
    지난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 공급 차질이 심화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년여 만에 4%대로 치솟았다. 석유류와 공업제품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방역조치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식 등 개인서비스가 물가 상승을 부채질했다.

    5일 통계청이 내놓은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06(2020년=100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해 4.1% 올랐다. 2011년 12월(4.2%) 이후 10년3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3.2%) 이후 5개월 연속 3%대 고공행진을 이어오다 4%대로 올라섰다.

    공업제품, 서비스, 농·축·수산물, 전기·수도·가스가 모두 상승했다. 석유류는 31.2% 오르며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석유류 상승률이 30%를 웃돈 것은 지난해 11월(35.5%) 이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국제유가 상승 추세에 따라 휘발유(27.4%), 경유(37.9%), 자동차용 LPG(20.4%), 등유(47.1%)가 모두 큰 폭으로 뛰었다. 정부가 지난해 11월12일부터 유류세를 20% 내렸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공급 차질이 심화하면서 석유류 가격이 뛰었다. 전달과 비교해서도 13.8%나 상승했다. 석유류 가격이 뛰면서 공업제품도 덩달아 6.9% 올랐다.
  •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는 이날 서울청사에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다음 달부터 3개월간 유류세 인하 폭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처로 하루 40㎞를 주행하는 운전자는 연비를 ℓ당 10㎞로 가정했을 때 3만원의 유류비를 아낄 수 있다. 종전 인하 폭(20%)과 비교하면 유류비 부담이 1만원 줄어드는 셈이다.
  • ▲ 전기계량기.ⓒ뉴데일리DB
    ▲ 전기계량기.ⓒ뉴데일리DB
    전기·수도·가스는 전기료 5.0%, 상수도료 4.1%, 도시가스 0.1%가 각각 올랐다. 전기료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이 지난해 4분기(10~12월) 연료비 조정단가를 전분기(-3원)보다 3.0원 올리면서 반등해 6개월째 상승했다.

    한전은 지난달 29일 올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동결했지만, 전기료를 구성하는 기준연료비(전력량 요금)와 기후환경요금의 인상이 이미 결정된 상태여서 2분기에도 전기료가 6.9원 오를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이달과 오는 10월 2회에 걸쳐 기준연료비를 kWh당 4.9원씩 총 9.8원 올리기로 했다. 기후환경요금도 이달부터 2원 오른다.

    밥상물가를 자극했던 농·축·수산물은 0.4% 올랐다. 수입쇠고기(27.7%), 돼지고기(9.4%), 포도(24.5%), 귤(18.2%), 마늘(16.1%) 등이 상승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7.8%, 올해 1월 6.3%, 2월 1.6%와 비교하면 오름폭은 크게 둔화했다.

    3.1% 상승률을 보인 서비스 부문에선 공공서비스(0.6%)보다 개인서비스(4.4%)가 많이 올랐다. 공공서비스는 외래진료비(2.3%), 입원진료비(1.5%)는 오르고 유치원 납입금(-18.6%)과 부동산 중개수수료(-7.7%)는 내렸다.

    개인서비스는 보험서비스료(13.4%)와 생선회(외식·10.0%), 치킨(8.3%), 공동주택관리비(4.0%)가 올랐다. 반면 병원검사료(-40.7%), 가전제품 렌탈비(-4.4%), 승용차 임차료(-3.8%), 휴대전화기 수리비(-2.8%)는 내렸다. 서비스 물가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 물가는 6.6% 올랐다. 1998년 4월(7.0%) 이후 가장 최대 상승 폭이다. 지난해 7월(2.5%) 이후 상승세가 뚜렷하다.

    집세(2.0%)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세(2.8%)와 월세(1.1%) 모두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가 밀어붙인 임대차 3법 시행과 맞물려 전세는 지난해 5월 이후 23개월 연속, 월세는 2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전세는 상승 폭이 0.1%포인트(p) 줄며 꺾였다.
  • ▲ 월별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 동향.ⓒ통계청
    ▲ 월별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 동향.ⓒ통계청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려고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04.4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했다. 2011년 12월(3.6%) 이후 최고 상승 폭이다. 3개월째 3%대 상승률을 보였다. 오름폭도 커졌다. 근원물가가 3%대로 올라선 것은 2012년 1월(3.1%) 이후 10년 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03.72로, 지난해보다 2.9% 올랐다. 4개월 연속 2%대 상승률로, 3%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체감물가를 파악하려고 지출 비중이 크고 자주 사는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107.62로, 1년 전보다 5.0% 상승했다. 식품(4.7%)과 식품 이외(5.1%) 모두 올랐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는 4.5%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2.2% 내렸다. 생선·해산물 등 신선어개(0.5%)와 신선과실(5.8%)은 올랐지만, 신선채소(10.5%) 내림 폭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