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금통위 주목 매파 3명 비둘기파 2명'키맨' 이창용 일러야 월말 취임5월 연준 빅스텝도 변수
  •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년만에 4%를 넘어서자 통화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물가 관리는 한국은행의 제1 과제인 만큼 금리인상에 대한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5일 이환석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향후 물가경로의 상방리스크가 더욱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 부총재보는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 양상, 유가 등 원자재 가격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면밀한 동향파악이 필요하다"며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지면 추가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당분간 향후 물가 상승률이 4%대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며 연간 상승률도 지난 2월에 예상한 3.1%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가만 놓고보면 이달 1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작지 않다. 금리를 동결한 2월 금통위에서도 물가상승을 이유로 금리인상을 주장한 금통위원은 4명으로 동결 및 보류 의견 2명보다 많았다.

    한 금통위원은 "물가 경로 상방 위험이 인플레이션 기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과 정책 시차를 고려할 때 선제 대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금통위 의장을 맡게 되는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도 "금리를 통해 가계부채를 연착륙시키겠다"며 금리인상을 시사 했다.
  • ▲ 서울 도심의 한 주유소에서 유조차량이 지하탱크 저장소에 경유를 채워 넣고 있다.ⓒ강민석 사진기자
    ▲ 서울 도심의 한 주유소에서 유조차량이 지하탱크 저장소에 경유를 채워 넣고 있다.ⓒ강민석 사진기자
    하지만 물가 안정만 고민하기에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먼저 5월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기준금리 변동폭이 변수다. 3월에 이어 금리인상 가능성이 크지만, 한번에 0.5%p 상향하는 빅스텝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 기준금리와 연동되는 우리 통화정책상 연준의 결정을 지켜본 뒤 금리인상을 단행해도 늦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후보자도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속도가 빠를 것이기 때문에 금리 격차가 줄어들거나 역전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그렇다 하더라도 반드시 자본이 금방 유출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폭락하는 채권시장도 금리 인상을 주저하게 만드는 이유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837% 2014년 6월 9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한은은 이날 2조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하며 시장 안정화를 시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채권금리를 상승시키는 기준금리 인상을 강행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이 후보자의 임명이 지연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청와대는 4일에서야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인사청문법에 따르면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안을 접수하고 20일 안에 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통상 10일 가량의 추가 기한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할 때 실제 임명은 빨라야 이달 말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14일 열리는 금통위 참여가 불투명하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본시장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불확실성인데, 금리인상 시기나 속도 등 아무것도 예상가능한 요소가 없다"며 "정부와 통화당국이 명확한 시그널을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