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中 배터리 점유율 56%… 전년比 14.5%p↑CATL-BYD 등 자국 벗어나 글로벌 거점 구축 활발韓 배터리 진출 속 시장 선점 경쟁 치열 전망
  • ▲ ⓒLG화학
    ▲ ⓒLG화학
    중국 배터리 기업이 자국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국내 업계와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19일 중국 현지 외신에 따르면 지난 1~2월 세계 전기차 배터리 탑재량은 53.5GWh(기가와트시)로 전년 동기 대비 100% 증가했다.

    이 가운데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 기업 6개사가 10위권에 들며 시장점유율도 56.4%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41.9%에서 14.5%p 증가한 수치다. 

    반면 한국과 일본 기업들의 성장률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SK온을 제외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파나소닉 등 3사의 배터리 탑재량 증가폭은 30%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 기업들이 자국에서 벗어나 해외 투자 및 완성차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CATL은 6조원을 투자해 북미에 연 80GWh 생산 규모의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데 이어 멕시코와 미국, 캐나다 등 국가에서 공장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또한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도 나서고 있다. 

    CATL의 자회사 광둥방푸 산하 푸친스다이는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PT AnekaTambang(ANTAM) 및 PT Industri Baterai Indonesia(IBI) 등 2개사와 제휴를 맺고 니켈광 채굴 및 제련, 배터리 소재, 배터리 제조, 배터리 회수 등 전기차 배터리 산업사슬 구축에 협력키로 했다.

    계약에 따르면 푸친스다이, PT ANTAM, PT IBI 등 3사는 인도네시아 말루쿠우타라주 할마헤라섬 FHT 공업단지 등에 전기차 배터리 산업사슬을 구축하기 위해 약 59억6800만달러(약 7조3489억원)를 투자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CATL의 배터리 핵심 자원 및 소재 공급을 보장하고 배터리 회수 및 재활용 사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BYD는 가동 중인 헝가리·프랑스에 이어 아일랜드에 3번째 유럽 전기버스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며 궈시안(Guoxuan)은 프랑스 르노그룹과 손잡고 현지에 43GWh 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영국 선덜랜드의 자체공장 규모도 1.7GWh에서 38GWh로 확대도 추진한다.

    여기에 AESC(Envision AESC)는 미국 켄터키 볼링그린(Bowling Green)에 20억달러(약 2조4480억원)를 투자해 대규모 배터리 셀·모듈 공장을 신설키로 했다.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가 483km 떨어진 앨라배마 밴스(Vance)에 새로 구축한 전기차 생산시설에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국내 기업과 시장 선점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은 최근 북미 지역에 배터리 공장 2곳을 더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LG화학, LX인터내셔널, 포스코, 화유 등과 컨소시엄을 맺고 인도네시아 배터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LG엔솔은 2025년 북미에서만 연 '200GWh+α'의 생산 체제를 구축하게 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프로젝트는 광물, 제정련, 전구체, 양극재, 셀생산에 이르는 완결형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것으로 총 90억달러(약 11조772억원)가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LG엔솔은 북미와 함께 한국(22GWh), 중국(110GWh), 유럽(100GWh), 인도네시아(10GWh) 등을 통해 2025년 400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SK온은 포드와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통해 129GWh 규모의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SK온은 단독 생산을 위해 조지아주에 1공장(9.8GWh)을 준공했고 2공장(21.5GWh)도 건설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2025년 상반기부터 연 23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향후 생산 확장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내수 시장에 치중했던 중국 기업들이 전 세계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과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