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50bp 인상 가능성 공식화BOE 통화위원 "스태그 시기상조, 50bp 인상 필요"이창용 총재 시작부터 난관… "인상은 조기에, 속도는 점진적으로"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이 빅스텝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8개월 새 기준금리 1.0%p를 인상한 한국은행의 선제적 통화대응이 순식간에 따라잡히지 않을까 우려가 나온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22일(한국시간)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서 열린 토론에 참석해 "50bp(1bp=0.01%p)가 5월 회의에서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제기된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 가능성을 공식화한 것이다.

    미 연준 기준금리는 내달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결정된다. FOMC는 지난 3월 회의에서 0.00~0.25%인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다. 2018년12월 마지막 금리 인상 이후 39개월 만이다.

    영국과 EU에서도 매파적 발언은 이어졌다. 캐서린 만 영국 잉글랜드은행(BOE) 통화정책위원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25bp, 혹은 그 이상이 필요한지를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OE는 지난 2월 기준금리 0.25%p를 인상했는데, 통화정책위원 9명 중 3명은 0.5%p 인상을 주장했다.

    유럽중앙은행(ECB) 루이스 데긴도스 총재도 "7월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그달에도 바로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한국은행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8월 첫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데 이어 8개월 간 4차례에 걸쳐 1.0%p 인상했다. 지난 14일에는 한은 총재 부재 속에서도 0.25%p 인상을 단행, 1.5%까지 끌어올렸다.
  • ▲ 한국은행 기준금리ⓒ네이버
    ▲ 한국은행 기준금리ⓒ네이버
    전문가들은 이같은 속도라면 올해 2~3분기 안에 금리역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준이 한번에 0.75%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도 고려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은은 금리인상 속도에 신중한 모습이다. 이창용 신임 한은 총재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양적완화(금리인상) 기조는 가야할 길"이라면서도 "문제는 속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번에 0.25%p 이상의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조정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했다. 빅스텝 가능성에 선을 그은 것이다.

    관건은 성장률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자재값이 급등하면서 3%대 성장전망치가 2%대로 뚝 떨어졌다. IMF는 올해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GDP 성장률을 3.0%에서 2.5%로 낮췄다. 미국(3.7%), EU(2.8%), 영국(3.7%) 등 선진국 성장전망치보다 크게 떨어진다.

    이 총재가 금리결정에는 물가와 성장을 모두 고려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금리인상이 2~3분기 중 압축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도 "금리 인상 시점은 가급적 조기에, 인상 속도는 점진적으로 유지하겠다"고 했다.

    이 총재는 한미간 금리 역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감내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한미 금리가 역전되더라도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양호한 만큼 단기적으로는 큰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윤여삼 메르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뿐 아니라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환수가 이어지고 있다"며 "증가한 자산에 대한 거품 논란이 커지면서 금융불균형 우려를 자극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