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 연속 4%대 상승… 13년만에 처음4차례 금리 인상 안 먹혀… 휴가시즌 5% 전망추가 인상 압박에… 성장·환율·채권 모두 비명미 연준 금리 몰아치기… 국채 금리 널뛰기
  • ▲ 가정의 달을 맞아 외식·식자재·여가시설 등 대부분의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크게 인상됐다. 사진은 서울 한 대형마트의 장난감 코너ⓒ연합뉴스
    ▲ 가정의 달을 맞아 외식·식자재·여가시설 등 대부분의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크게 인상됐다. 사진은 서울 한 대형마트의 장난감 코너ⓒ연합뉴스
    연이은 금리 인상에도 물가 상승세는 가팔라지고 있어 통화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3일 통계청의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85로 전년동월 대비 4.8% 상승했다. 서브 프라임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10월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대로 올라선 뒤 올해 3월에는 4%대로 진입하고 두달 연속 4%대를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가 고공행진을 기반으로 5월 물가도 4%대를 유지하고, 본격적인 거리두기 종료(엔데믹)이 시행되는 7~8월 여름 휴가시즌에는 5%까지 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물가안정이 최우선 과제인 한국은행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습이다. 지난해 8월 첫 기준금리 인상 이후 4차례에 걸쳐 1%p 인상을 단행했지만, 물가 상승세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 모두 우려되지만 지금까지는 전반적으로 물가가 더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5일 미 연방준비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한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 이달 2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압박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 총재는 "연준이 빅스텝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렇게 될 경우 자본 유출이나 환율 움직임을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금리인상 압박에 몰린 한은이지만, 대내외 상황은 모두 비명을 지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5%로 하향조정했다. 가장 낮은 일본(2.4%)과 비슷한 수준이다. 일본은 여전히 제로(0) 금리를 유지 중인데다 물가 상승률도 1%로 안정적이어서 자칫 성장률 역전도 우려된다.

    환율 고공행진도 장기화될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8일 1272.5원까지 치솟으며 25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으로 1255.9원으로 안정세를 찾는가 했지만, 1거래일 만에 1265.1원으로 뛰어올랐다.

    금리인상 기조 속 정부의 대규모 추경 계획도 불편한 지점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추경 규모에 대해 "30조원 보다는 클 것"이라고 답했다. 인수위는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재원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추경 규모가 커질수록 추가 국채발행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국채가 발행되면 금리인상 동력은 약해질 수 밖에 없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08%로 지난해 8월 첫 기준금리 인상 당시 금리 1.39% 대비 222% 급등했다. 국채 10년물 금리도 3.380%를 기록해 2014년 6월 이후 8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극대화된 매파 결정이 예상되는 5월 미 연준 이후에도 6월과 7월, 9월까지 금리인상 몰아치기가 연상된다"며 "원화 절하가 지속될 경우 환율 문제를 배제하고 통화 정책 의사결정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