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이달 중순 조건부 인수예정자 선정업계, 인수금액 4000억~5000억원 예상쌍용차 상장폐지 여부, 매각戰에 변수로
  • ▲ 쌍용차의 예비실사가 이날 오후 마무리된다. 쌍용차 평택공장 모습. ⓒ연합뉴스
    ▲ 쌍용차의 예비실사가 이날 오후 마무리된다. 쌍용차 평택공장 모습. ⓒ연합뉴스
    쌍용자동차에 대한 예비실사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쌍용차 재매각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가운데 인수금액을 두고 눈치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예비실사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날 오후까지 진행된다. 쌍용차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던 KG그룹, 쌍방울그룹, 파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PE), 이엘비앤티(EL B&T) 등 4곳이 예비실사에 참여했다. 

    쌍용차와 매각주간사인 한영회계법인은 오는 10월15일 매각 시한을 감안해 매각작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일정 단축을 위해 인수예정자와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공개 입찰을 통해 인수자를 확정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Bid) 방식으로 진행한다. 

    쌍용차는 조만간 인수제안서를 받아 이달 중순 조건부 인수예정자를 선정하고 매각공고를 거쳐 6월 말 최종 인수예정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쌍용차 측은 큰 변수가 없다면 7월에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면 8월 하순께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후보 4곳은 최종 입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KG그룹과 쌍방울그룹은 인수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파빌리온PE와 이엘비앤티도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가장 높은 인수금액을 제시한 곳이 조건부 인수예정자로 선정되는 만큼 각 후보들의 눈치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앞서 에디슨모터스는 지난해 10월 인수금액으로 3048억원을 써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바 있다. 하지만 인수대금 예치 시한인 지난 3월25일까지 잔여 인수대금을 내지 못해 투자계약이 해제됐다.  

    게다가 당시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은 에디슨모터스가 회생채권 5470억원 중 1.75%만 변제하고 나머지 98.25%를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상거래 채권단이 회생채권에 대해 40~50% 수준의 변제율을 요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인수대금(3408억원)보다 높은 4000억~5000억원대의 금액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 ▲ 쌍용차 노조가 지난달 21일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 쌍용차 노조가 지난달 21일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하지만 너무 높은 금액을 써낼 경우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는 위험이 있어 인수후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새로운 인수자를 선정하더라도 관계인집회에서 채권단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면서 “관계인집회를 통과할 수 있는 인수금액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수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는지에 대한 설득도 과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쌍용차의 상장폐지 여부가 매각전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쌍용차는 2020 사업연도 제무재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보고서 상 감사의견 거절 사유로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됐지만 지난달 14일까지 개선기간이 부여됐다. 

    쌍용차 노조는 지난달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상장폐지 사유 해소를 위한 개선기간 연장을 요청했다. 쌍용차가 상장폐지 된다면 매각이 무산되거나 인수금액이 크게 낮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조 측은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쌍용차 재매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파산이라는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다”면서 “상장 유지는 재매각을 통한 회사 정상화의 절대적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17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를 개최해 상장 유지 또는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윤석열 정부가 오는 10일 출범하면서 쌍용차 지원에 대한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6월 지방선거가 있는데다가 尹 정부 초기에 쌍용차 사안을 외면하기 쉽지 않다”면서 “尹 정부에서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