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매출 줄고 적자폭 확대…거버넌스 통합 영향나영호 대표 취임 후 IT 강화, 조직 개편 등 추진3P 사업 매출 크게 늘면서 오픈마켓 가능성 확인
  • 롯데온의 나영호 부사장 체제 1년을 맞이했지만 생존에 대한 고민이 커져가고 있다. 지난해 4월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글로벌) 출신의 나영호 부사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발탁했지만 매출이 하락하고 적자가 확대되는 상황이 지속되는 것. 

    다만 지난해 백화점·마트·롭스의 온라인 사업 통합 및 이관에 따른 회계 처리 변경의 영향을 감안하면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10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온(e커머스 사업부)은 지난 1분기 영업손실 45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매출도 2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다. 

    여기에는 지난해 8월 이뤄진 롯데온의 거버넌스 통합이 있다. 당시 백화점과 마트, 롭스 온라인사업 주체를 e커머스 사업부로 통합, 이관하면서 회계처리 기준이 변경된 것. 롯데쇼핑의 전체로 보면 변함이 없지만 각 비용 및 수수료를 각 사업부로 이관하면서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비용은 크게 늘었다. 1분기 롯데온의 인건비는 전년 동기보다 150억원이 늘었고 IT 운영비가 16억원이 증가했다. 여기에 거버넌스 통합에 따른 마트 온라인 사업의 손실도 166억원이 반영되면서 적자폭이 확대된 것. 이 통합 영향을 제외하더라도 매출을 크게 뛰어넘는 적자는 롯데온의 고질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4월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글로벌) 출신의 나영호 부사장이 롯데온 대표로 영입된 이후 대대적 조직개편과 시스템 변경, IT인력 강화 등을 추진했지만 아직까지 획기적인 돌파구나 성장동력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매출적인 측면에서는 롯데온이 플렛폼으로서의 가능성을 엿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

    대표적인 것이 오픈마켓(3P사업)의 성과다. 롯데온 3P사업의 1분기 매출은 100억원으로 전년 1분기보다 67억원 가량 늘었다. 롯데온에서 백화점과 마트, 롭스를 제외한 오픈마켓의 수수료 수익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롯데온의 구매액을 기준으로 한 거래액 기준(외부 제휴채널 제외)으로는 62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9% 신장했다. 지난해 ‘제로’ 수수료를 통해 판매자를 모집하면서 상품 구색이 크게 확대된 것이 주효했다. 1분기 구매자 수는 142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7% 증가했다. 

    1분기 롯데온이 외부채널에 입점한 제휴 매출이 전년 1분기 39억원에서 올해 1분기 5억원으로 감소했다는 점도 자체 플랫폼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커머스의 매출 성장 정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롯데온의 오픈마켓으로서 매출 성장은 의미가 있다”며 “다만 승자 독식 경향이 짙어지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롯데온의 성장이 지속될지는 아직 불분명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은 앞으로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경쟁사인 SSG닷컴은 계열사인 지마켓글로벌과 통합멤버십을 출시할 예정이고 위메프는 ‘메타쇼핑 플랫폼’을 새로운 비전으로 내세운 상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고성장을 반복하던 이커머스 업계도 생존을 모색하는 시기가 됐다.

    롯데온 관계자는 “나영호 대표 이후 IT나 영업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체계를 갖춰가고 있다”며 “향후 뷰티, 패션 등을 강화하는 등 거래액을 늘리는 동시에 이익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