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비율·당좌비율↓… 부채비율 2372% '껑충'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코로나19로 직격탄올해부터 점진적 실적 회복 예상
  • ▲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제주관광개발
    ▲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제주관광개발
    최근 몇 년간 부침을 겪어온 롯데관광개발의 재무건전성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과정에서 초기 비용으로 손실이 발생한데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영향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은 신규사업 진출 비용으로 인한 부채가 늘면서 각종 재무지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기업의 단기 부채 상황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유동비율은 2018년 295.3%에서 지난해 말 38.1%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현금성 자산 보유비율인 당좌비율도 295.2%에서 35.3%로 하락했다. 반면 부채비율은 80.4%에서 2372%로 29.5배나 폭증했다. 이는 작년 코스피 12월 결산 상장기업 595사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말까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기업의 영업이익을 총이자 비용으로 나눈 값) 1 미만을 기록해 한계기업이라는 오명까지 쓰게 됐다. 2018년 25.6이었던 롯데관광개발의 이자보상배율은 2019년 –14.7으로 최고치를 찍었다가 2020년 –7.7, -2.1로 점차 내림세를 띄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자를 낼 만큼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과정에서 초기 비용으로 손실이 발생한데다 코로나19 직격탄까지 맞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롯데관광개발은 용산 개발사업 실패 이후 지난 2013년 법정관리까지 내몰린 바 있다. 3개월 만에 회생절차를 조기 졸업했지만 2018년 용산역세권 개발사업과 관련된 지분과 채권을 전액 손실로 반영하면서 자본이 급격히 줄었다. 이후 카지노, 호텔 등 사업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면서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했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관광개발의 차입금 및 전환사채 내역을 보면 단기차입금 437억원, 장기차입금 6749억원, 유동성전환사채 664억원, 전환사채 1472억원 등 총 9323억원에 달한다. 

    특히 2020년 12월 개장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총사업비로만 1조7000억원이 투입됐다. 롯데관광개발은 2017년 8월 전환사채 400억원 발행을 시작으로 2018년 유상증자 2158억원, 2019년 해외전환사채 710억원, 2020년 브릿지 대출 2000억원과 담보대출 7000억원, 작년 네 차례 전환사채 1742억원 등 4년에 걸쳐 국내외 투자자들의 자금을 조달했다. 

    하지만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기가 늦어지면서 롯데관광개발의 버티기 전략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 

    롯데관광개발은 2137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보유하고 있어 주식으로 전환하는 경우 부채가 줄고 자본이 느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에 따라 전 세계 증시가 영향을 받는 만큼 당분간 주가 반등은 어려워 보인다. 

    전환청구권이 통상 주가가 전환가액을 웃도는 경우 행사되기 때문이다. 롯데관광개발은 올해 들어 계속 전환가액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즉, 당분간 부채비율 등 재무지표는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단기차입금 437억원, 내년 9월 지난 2019년 9월 발행한 해외전환사채 711억원의 만기일도 도래한다. 

    시장 일각에서는 올해부터 호텔과 카지노 사업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제주 드림타워 복합 리조트 개장 효과가 반영되면 점진적으로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다만 순이익 흑자전환은 2023년 이후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롯데관광개발의 연결기준 순손실 396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되고, 2023년 403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지난해 부채비율이 크게 늘어난 것은 리조트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서 비용이 많이 들어간 영향”이라며 “리오프닝에 대비해 호텔 식음업장과 서비스의 고급화 및 차별화 전략에 나서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 그랜드 하얏트 제주는 4~5월 주말 기준 1000실 안팎으로 객실 예약이 진행되고 있으며 거리두기 해제 및 리오프닝이 본격화되면 1000실 이상의 객실 예약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