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블록스 등 메타버스 관련주 폭락'제페토' 운영 네이버제트, 매년 영업손실 증가'오픈채팅' 기반 메타버스 내세운 카카오, 이용자 반응 미지근성장 잠재력 높지만, 수익화까지 갈 길 멀어… 투자 부담에 실적 악화 우려도
  • 네이버와 카카오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 성장 잠재력은 높지만, 수익화까지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메타버스 관련주가 급락하는 등 산업 자체가 고전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메타버스 관련주인 메타(페이스북), 로블록스 등의 주가가 실적 부진과 글로벌 시장의 악재로 인해 폭락했다. 지난해 페이스북에서 사명을 변경하며 메타버스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메타는 올해 들어 주가가 40% 이상 떨어졌고,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 역시 70% 이상 주가가 하락했다.

    글로벌 메타버스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원인으로는 메타버스 사업의 불분명한 수익모델이 언급된다. 메타버스가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까지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한 만큼, 이렇다 할 수익모델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메타버스 사업을 가장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메타의 경우 해당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리얼리티랩스가 막대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메타가 공개한 리얼리티랩스의 2021년 영업손실은 101억 9000만 달러(한화 약 13조 533억 원)에 달한다. 리얼리티랩스는 앞서 2019년 45억 300만 달러, 2020년 66억 2000만 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손실 규모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시장의 이 같은 흐름이 메타버스를 핵심 사업으로 선정한 네이버와 카카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들어 신임 대표를 선임하고 실적 개선을 위한 주력 사업으로 메타버스를 언급한 바 있다.

    네이버의 경우 최수연 대표가 자회사 네이버제트가 운영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품질 개선 및 메타버스 기술 내재화를 비롯한 투자를 계속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고 카카오는 남궁훈 대표가 오픈채팅 기반의 메타버스를 활성화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이 같은 사업 전략이 메타의 사례처럼 단기적인 관점에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제트는 2020년 스노우에서 분사한 첫해 188억 9706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295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손실이 증가하는 추세다. 메타버스 관련 투자 금액은 꾸준히 집행되고 있지만,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카오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남궁훈 대표가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오픈채팅방을 방장이 유료화로 전환하는 형태를 고려 중이라는 계획을 밝히는 등 오픈채팅 기반의 메타버스 사업을 통한 수익모델 구축에 나섰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오픈채팅방이 범죄 통로로 악용된 사례가 많았던 만큼, 수익화 이전에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업데이트된 보이스룸도 이용자들로부터 이렇다 할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보이스룸이란 오픈채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음성 대화 기능이다. 오픈채팅 기반 메타버스의 첫걸음으로 야심 차게 업데이트됐지만, 기존 음성 채팅 서비스와 차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산업이 떠오르면서 메타버스의 상용화 시기가 앞당겨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메타버스 생태계가 자본과 트래픽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때까지 앞으로도 수년간 지속적인 투자가 요구되는 만큼, 당분간 수익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