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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합병, "정해진 바 없었다… 검토보고서 작성도 안진이 제안"

합병 추진시 사업 타당성 및 기대 효과 등 검토경험 없어 안진에 의뢰… "알아서 잘할거라 생각""안진측, 보고서는 주가 설명 위한 보조적 자료로 언급""사외이사, 사업 돌파구 및 바이오 최대주주 긍정적 평가"

입력 2022-05-26 18:03 | 수정 2022-05-27 09:13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미리 계획해 진행된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진술이 나왔다. 또 양사의 정체된 사업에 탈출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 대한 48차 공판을 진행했다.

공판에는 삼성물산 임원 김 모씨가 출석했다. 김 씨는 삼성물산 합병 당시 TF(테스크포스) 팀에 소속돼 관련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 씨는 삼성물산 합병 TF의 경우 합병을 미리 정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것이 아닌 타당성 검토를 위해 구성됐다고 언급했다. 합병 추진시 사업 타당성 및 기대 효과, 법률과 회계, 세무 등 규제 측면에서 우려 사항 있는지 검토를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당시 삼성물산의 경우 건설부문과 상사부문 모두 사업이 정체돼 있었던 만큼 긍정적으로 검토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삼성물산 임직원들의 공감대도 모두 높았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이번 재판 초부터 ‘프로젝트G’ 문건을 증거로 2012년 제일모직-에버랜드 합병부터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까지 이어지면서 계획적·조직적 경영승계 작업이 이뤄졌다는 논리을 펴고 있다. 이 부회장이 대주주인 에버랜드를 제일모직 일부와 합병하고, 이후 삼성물산과 합병함으로써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했다는 주장이다. 

김 씨는 "저희 입장서는 합병 추진을 검토하자는 이야기 듣고 TF를 구성했다"며 "삼성물산은 사업자체가 정체기에 돌입해 새로운 탈출구를 찾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제일모직 합병으로 바이오 사업의 최대 주주가 되는 좋은 기회다 싶었다"며 "패션사업은 상사에서 직접 운영해봤던 사업이라 익숙하고 해외 진출 등 개인적으로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상사부문의 정체된 부분을 타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씨는 삼성물산 합병 TF가 합병 업무 지식과 경험이 없었던 만큼 자문사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을 선정해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합병비율 및 검토보고서 작성을 제안한 쪽도 안진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자문을 맡은 삼성증권이 안진과 삼정케이피엠지(KPMG) 회계법인(삼정)에 합병비율(1:0.35)이 타당한지를 의뢰해 작성된 문서다.  

김 씨는 "인진과 첫 회의에서 TF 구성원들이 합병업무 지식과 경험이 없어서 주도적으로 이끌 상황이 아니었고 듣는 입장이었다"며 "안진에서 TF팀이 담당할 업무를 순차적으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합병비율 검토업무는 삼성물산에서 요청한게 아니라 안진에서 이런 업무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제안한 것"이라며 "합병비율은 주가로 정해지는데 우선주에 대한 합병비율도 자신들이 검토하겠다고 했다"고 했다.

또 "보고서는 합병비율이 주가로 산정되는데 그 주가를 설명하기 위한 보조적 자료라고 설명을 들었다"며 "저희 입장에서는 보고서를 작성해 본 적이 없어 초기에는 자료 제공만 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김 씨는 '기업가치 평가 업무는 전문가인 안진에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그래서 주가를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 찾아낼 것으로 생각한거냐'고 묻자 "그렇다"며 "전문성 있는 회계법인이니 알아서 잘할거라 판단했다"고 답했다. 

아울러 "사외이사들도 어려운 상황에 합병 있어서 긍정적으로 봤다"며 "바이오 사업 최대주주로 된 것에 대해 좋게 생각했다"고 했다. 

한편 이번 재판의 주요 쟁점은 ▲1:0.35의 비율로 진행된 제일모직-삼성물산 흡수합병의 불법성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를 저질렀는지 여부 등이다. 

변호인단은 당시 삼성물산의 상황을 고려하면 정상적인 경영 활동의 일부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삼성물산은 건설업의 불경기 지속과 해외프로젝트로 인한 막대한 손실로 어려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부 정책 변화로 순환출자 등 규제 변화까지 맞물리면서 합병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합병 이후 삼성물산의 경영실적과 신용등급도 상승하는 등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합병 비율 역시 자본시장법에 따라 정해졌다는 설명이다. 당시 산정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비율은 1:0.35로 자본시장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사회 결의일 이전 한달간 각 회사 시가총액의 가중평균값으로 결정된 바 있다.

조재범 기자 jbcho@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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