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메리츠 등 증권사 차별화된 랩 상품 개발 경쟁 한창1분기 랩어카운트 잔고 149.2조…전년 比 12.7% 증가 증시 변동성 속 주목…과거 대비 투자 대상 다양화시황 영향 크지 않은 자산편입 장점…가입 문턱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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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들이 차별화된 랩어카운트(Wrap account) 상품 개발 경쟁에 한창이다. 최근 투자자 사이에서 랩어카운트 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자, 너도나도 고객 확보를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지난 26일 금융상품 전용 앱 ‘주파수 웰스’에 비대면 랩어카운트를 출시했다. ▲웰스 PTR 자문형 랩 ▲웰스 콴텍 AI EMP 자문형 랩 ▲웰스 케이핀 국내 리츠 자문형 랩 등 총 3종이다.

    메리츠증권은 앞서 지난 25일 씨앗자산운용의 자문을 받아 상장지수펀드(ETF) 편입이 가능한 랩어카운트 서비스인 ‘메리츠스마트랩’을 선보였다. 

    메리츠스마트랩은 투자 기업의 장기 성장성과 핵심 기술력을 분석한 후 시장흐름을 주도하는 대형주와 저평가된 중·소형주를 선별해 투자 대상에 편입한다. 

    해당 상품은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편입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고, 시장 급락 시 파생 ETF를 활용한 리스크 헤지 전략으로 시장수익률 초과 달성을 추구한다.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 가치에 기반한 건강한 투자를 지향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나금융투자 또한 최근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이 개발한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글로벌 ETF에 분산 투자하는 ‘로보랩’을 선보였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랩어카운트의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랩 전용 주가연계증권(ELS)을 출시하기도 했다. 

    랩어카운트란 포장하다(Wrap)와 계좌(Account)의 합성어다. 자산 배분 전략 수립, 포트폴리오 구성, 시장 상황에 맞는 리밸런싱(자산 재배분) 매매까지 전문가가 알아서 운용해주는 자산관리계좌를 뜻한다.

    전문가들은 지속되는 증시 변동성에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 투자자들이 가입 문턱을 크게 낮춘 증권사 랩어카운트 상품에 매력을 느낀다고 분석한다. 

    랩어카운트는 개별 주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 하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에는 주식, 국내 펀드 등 특정 자산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해외 펀드, ELS, 부동산, 대체투자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들이 늘고 있다.

    랩어카운트의 가장 큰 장점은 확대된 증시 변동성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채권이나 ETF, 부동산 등 시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자산을 편입한 덕에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성을 기대할 수 있다. 

    랩어카운트는 앞서 지난 2010년 초 투자자문업계와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바람을 일으킨 바 있으나, 특정 종목 편중으로 인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인기가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 2019년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 불가 사태가 잇따라 터지고 나서부터 재차 주목을 받았다. 사모펀드 불신론에 랩어카운트가 반사이익을 누린 셈이다.  

    이와 함께 증권사들이 가입 금액에 대한 진입 문턱을 낮추면서 주목을 더 받고 있다. 과거에는 억 단위 자금을 가지고 있어야지만 가입할 수 있었지만, 최근 증권사들이 출시한 온라인 랩어카운트 상품의 최소 가입금액은 500만원 수준이다. 

    실제 국내 증권사의 랩어카운트 총잔고는 증가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증권사 일임형 랩어카운트 계약자산(평가금액)은 149조25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대비 7.8%(10조7879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2년 전과 비교했을 때는 31.4%(35조6858억원) 증가했다. 

    계약 자산뿐만 아니라 계약 건수와 고객 수 모두 증가하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증권사 일임형 랩어카운트 계약 건수는 전년 대비 3만1560건 증가한 204만5026건을 기록했다. 고객 수는 3만1012명 증가한 185만6182명으로 집계됐다. 계약 건수와 고객 수 또한 역대 가장 많은 규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과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 투자자들은 어디에 투자할지, 또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재조정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라며 “랩어카운트는 고객의 투자 자산 선택과 리밸런싱에 대한 고민을 덜어주는 동시에 낮은 변동성과 안정적인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랩어카운트가 당분간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을 것”이라며 “증권사들은 이에 부응하기 위해 투자 전략을 제시해주는 랩어카운트 출시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