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바이로 등 친환경기업 인수로 新사업 적극 확장정비사업 수주 5년만에 최고… '캐시카우' 확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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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가 친환경과 정비사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지난해 5월 사명 변경과 함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강화에 나서면서 본업인 건축·주택사업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정비사업부문에서도 선방하며 향후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에코플랜트는 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 등 주택사업과 폐기물 리사이클링(재활용) 등 친환경사업을 두축으로 하는 '투 트랙'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친환경 부문에선 관련 전문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지난달 이 회사가 30%의 지분을 인수한 센바이로(Cenviro)는 말레이시아 최대 국영 종합환경기업으로 지정폐기물, 생활폐기물, E-waste(전기·전자 폐기물) 등의 영역에서 사업을 진행해 지난해 약 1억2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회사 관계자는 "효율적인 폐기물 소각로·매립장 운영 능력, AI(인공지능)·DT(디지털전환)기술 등의 강점을 내세워 글로벌 경쟁입찰에서 최종 파트너로 선정됐다"며 "말레이시아를 거점으로 삼아 향후 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으로 동남아 친환경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SK에코플랜트는 2020년 국내 종합 환경플랫폼 기업인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약 1조원에 인수하며 환경사업에 본격 진출했고, 올해 2월엔 약 1조2000억원을 들여 E-waste 전문기업인 테스를 인수한 바 있다.친환경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도 주목할 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최근 SK에코플랜트는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발주한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구축∙운영 사업에서 LG CNS·현대건설 등 12개사와 함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회사측은 스마트시티내 신재생에너지 자립률 100% 달성을 목표로 연료전지(SOFC, 59.4MW), 지붕태양광(602kW), 연료전지 폐열을 활용한 열전발전(21kW), 지열(192RT) 등 총 60MW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공급 인프라를 구축∙운영할 계획이다.스마트시티에서 필요한 에너지의 100%를 친환경 에너지로 생산∙공급할 경우 30년산 소나무 52만 그루를 심는 효과와 맞먹는 연간 약 7만4000톤의 탄소 저감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주택부문에선 올해 창사 이래 최초로 리모델링사업을 수주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쌍용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부개주공 3단지 리모델링 공사를 수주했다. 총 공사비는 4707억원으로 건설사별 지분은 쌍용건설이 51%, SK에코플랜트가 49%다.양적인 성장도 주목할만 하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1527가구, 도급액 4374억원 규모의 포항 ‘용흥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과 대전 ‘법동2구역’ 재건축정비사업을 동시 수주했다. 이로써 이 회사의 올해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액은 총 8802억원으로 최근 5년간의 수주 실적을 넘어섰다.SK에코플랜트가 친환경 신사업 외 주택사업에도 공을 들이는 이유는 '안정성'이 꼽힌다. 친환경은 미래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하지만 현재로선 당장 수익이 나오지 않는 구조인 데다 초기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이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건설사들이 향후 공급 ‘폭탄’이 예고된 국내 주택사업에서 최소한의 '캐시카우(Cash Cow)'를 확보해야 안정적인 신사업 확장과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를 비롯한 1군 건설사들의 친환경 신사업 진출은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며 "하지만 친환경사업은 장기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영역인 만큼 주택사업 등을 통한 현금 확보가 우선되지 않으면 건설사들의 재정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