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면카드 1037만장… 8%↑10장 중 2장은 장롱에페이 늘자 더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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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들어 고객이 1년 이상 사용하지 않는 '휴면카드'가 1000만장을 돌파하면서 카드사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빅테크 기업의 간편결제 서비스 확대와 자동해지 규정폐지 등의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카드사 입장에서는 신규 고객을 모집하는 것보다 휴면카드 고객을 공략하는 게 효율적이어서 '리텐션' 마케팅을 통해 휴면고객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8개 전업계 카드사의 휴면카드 수는 1037만1000장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분기(960만7000장) 대비 8%(76만4000장)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휴면카드란 지난 1년간 이용실적이 없는 개인·법인 신용카드를 의미하는데, 지난해 3분기 휴면카드 비중은 15.5%였으나 4분기에는 16.0%, 올해 1분기에는 17.6%로 급증했다. 발급된 카드 10장 중 2장은 사용되지 않고 장롱속에 있는 셈이다.

    휴면카드가 증가한 배경은 자동해지 규정이 폐지된 영향이 크다. 과거에는 1년 이상 이용실적이 없으면 자동으로 카드해지가 가능했는데 카드사들의 건의로 2020년부터 유효기간 5년 내 카드를 재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뀌었다. 신규 고객 유치 비용이 더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용절감이 될 것이란 카드사의 예상과는 달리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의 간편결제가 보편화되면서 오히려 휴면고객이 더 늘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온라인 간편결제 사용이 늘었고 특정 브랜드에 혜택이 집중된 상업자표시전용카드(PLCC)가 인기를 끌면서 필요한 혜택만 잠깐 쓰고 마는 '체리피커(실속만 챙기는 소비자)'가 꾸준히 양산되면서 휴면카드가 급증한 것이다.

    이에 각 카드사에서는 잠자는 휴면카드를 깨우기 위해 이른바 '리텐션'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기보다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고객 유지율을 증가시켜 매출을 극대화하려는 마케팅 기법이다.

    대표적으로 롯데카드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디지로카 앱 초개인화 서비스로 고객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고 10만원 캐시백 이벤트 등의 지속적인 이용유도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카드도 휴면카드 고객을 이끌어내기 위한 대대적인 이벤트를 시행한다. 이용 조건 없이 응모 고객 모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세대별 맞춤 아이템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모든 가맹점에서 별도의 응모 절차 없이 2~3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도 제공한다.

    하나카드는 휴면 고객의 연령과 소비패턴 등을 분석해 커피쿠폰 증정, 해외직구 배송비 무료 이벤트 등을 운영하기도 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요즘 비대면을 통해 카드 발급이 워낙 쉽다보니 필요한 혜택만 쓰고 버리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카드사 입장에서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것에는 규제가 따르지만 기존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것에는 제한도 없을 뿐더러 비용이 더 적게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