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00원 돌파 목전… 해외직구 제품 가격도 '껑충'가전제품 통관절차 변경에 통관수수료 부담 높아져경쟁적으로 해외직구 투자 늘렸지만…"상황 예의주시 중"
  • 이커머스 업계가 경쟁적으로 내세웠던 해외 직구 서비스의 인기가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최근 원화 약세로 인해 해외에서 구매하는 제품의 가격이 일제히 인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달러의 강세가 이어지는데다 전자제품에 대한 통관절차 변경에 따른 통관수수료가 부과되기 시작하면서 해외직구의 입지는 더욱 약해질 전망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이커머스 업계가 앞다퉈 강화해온 해외 직구 서비스의 경쟁력은 최근 환율로 인해 적잖은 영향을 받고 있다. 해외에서 배송되는 물류비를 감안했을 때 환율이 제품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 원달러 환율은 1290원을 돌파하면서 1300원 돌파를 목전에 둔 상황. 시장에서는 1300원을 돌파가 시간문제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미국의 경기침체 및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의 가치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하게 된다면 최근 10년 내 가장 높은 환율을 경신하게 된다. 

    해외직구에서 같은 제품을 사더라도 더 비싼 금액을 지불해야하는 상황이 됐다는 이야기다. 실제 상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연초 대비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20% 이상 가격이 오른 제품도 적지 않다.

    이는 최근 앞다퉈 해외직구 투자를 늘려온 이커머스 업계에게는 속 타는 이유가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11번가는 지난해 아마존과 손을 잡고 11번가 내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오픈한 바 있다. 미국 아마존 상품을 직접 유통하는 방식이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는 전일 환율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어 기존 제품의 가격이 일제히 오른 상황이다. 11번가는 앞선 5월부터 아마존 상품 수를 수백만 종 이상 늘리기도 했다.

    쿠팡도 앞선 2017년 로켓직구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미국 캘리포니아에 쿠팡글로벌LCC 법인을 설립했고 롯데온은 아예 해외직구 할인 행사인 ‘직구데이’를 정례화해서 선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지마켓글로벌은 ‘G9’를 직구 전문 채널로 운영하고 있다. 이들이 겪는 문제도 비슷하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해외직구 상품의 판매가가 일제히 오르면서 가격 경쟁력이 예전만큼 나오지 않고 있다”며 “환율도 환율이지만 고유가에 따른 배송비의 부담도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문제는 환율뿐만이 아니다. 

    정부의 통관에 따른 관세 부담도 커졌다. 관세청이 최근 방송통신기자재에 대한 통관방법을 변경하면서 기존엔 관세, 부가세가 부과되지 않았던 150달러 이하(미국은 200달러 이하) 전자제품에 통관수수료가 추가로 부과되는 것. 특히 미국 직구의 경우 이번 조치로 인해 면세기준금액이 기존 200달러에서 다른 나라와 같은 150달러로 낮춰졌다.

    이로 인해 전자제품에 대한 해외 직구의 실질적 체감 가격은 환율 이상으로 크게 높아지게 됐다는 평가다. 이커머스 업계는 이에 대한 해법 마련에 고심 중이지만 대외변수에 따른 영향이 커지는 상황에서 해외직구의 ‘겨울’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