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금, 11일 기준 119조, 전일 125조 대비 6.5조 급감이란 악재에 투심 냉각, 신용잔고는 여전히 30조 상회'판돈 잃고 빚투' 우려 속 개미들 코스피 방어선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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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발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파고에 '동학개미'들의 인내심이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다. 연일 출렁이는 '홀짝' 장세에 지친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나면서, 증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투자자예탁금 120조 원 선이 결국 무너졌다.

    ◇하루 새 6.5조 증발 … 급격히 식어버린 투심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19조 27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일인 10일(125조 5844억 원)과 비교해 불과 하루 만에 약 6조 5000억 원이 급감한 수치다.

    지난 3월 초까지만 해도 132조 원(3월 4일 기준)을 상회하며 풍부한 유동성을 자랑하던 예탁금은 불과 일주일 만에 가파른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120조 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특히 이란을 향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발언 등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개인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 서거나 아예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판돈' 줄어도 '빚투'는 그대로… 32조 원대 신용잔고 '비상'

    증시 대기 자금인 예탁금은 줄어드는 반면,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 수준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12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2조 1,419억 원으로 집계됐다. 3월 초(3일 기준 32조 8040억 원)와 비교하면 소폭 감소했으나, 예탁금 감소세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일각에선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현금(예탁금)은 줄어드는데 빚(신용융자) 규모가 유지된다는 것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무리한 투자를 지속하는 이른바 '판돈 잃고 빚투' 상황이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한다.

    ◇ 동학개미 '방어선' 뚫리나 … 향후 추이 주목

    그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 속에서도 막대한 예탁금을 바탕으로 코스피 지수를 지지하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수급 동향을 보면 불안한 기운이 역력하다.

    외국인의 '셀 코리아'는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13일 외국인은 하루 만에 1조4502억 원어치의 매물을 쏟아내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당시 개인이 2조4512억 원을 순매수하며 필사적으로 방어했다. 

    3월 외국인의 '셀 코리아'는 더욱 가속화됐다. 이달 4일 5조1487억원이라는 기록적인 순매도를 기록했고, 9일에도 3조1735억원을 추가로 팔아치웠다. 

    개미들이 예탁금을 헐어가며 버텼지만, 외국인의 집요한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결국 동학개미의 '총알'이 서서히 줄어드는 모양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예탁금 120조 원 붕괴는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트럼프발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당분간 예탁금 회복은 쉽지 않아 증시의 하방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