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캠, TCB 月 231k, HCB 月 19.5k 중장기 목표치 상정HBM 경쟁의 무게중심, 칩 성능에서 후공정 캐파로 시프트삼성, 2029년 HCB 전환 로드맵으로 차세대 주도권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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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HBM4 제품ⓒ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충남 천안 사업장을 중심으로 HBM(고대역폭메모리) 후공정 캐파(생산능력) 확대에 본격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17일 본지 취재 결과 삼성전자는 천안 기준 TCB 공정 월231k(23만1000개), HCB 전체 합산 월19.5k(1만9500개) 수준의 생산능력을 2026년 말까지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나아가 2029년까지 HBM 적층 공정의 무게중심을 기존 열압착접합(TCB)에서 하이브리드구리접합(HCB) 기술로 옮기는 중장기 로드맵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삼성전자가 지난 2월 세계 최초 HBM4 양산 출하를 발표하고, 최근 GTC 2026에서 HBM4E와 HCB 기술까지 공개한 만큼, 이제 HBM 경쟁의 핵심은 메모리 칩 자체보다 얼마나 빨리, 얼마나 안정적으로 쌓고 붙일 수 있느냐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천안이 HBM 공급력의 본진으로 떠오른 이유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이 커질수록 HBM 경쟁의 병목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D램 미세공정과 칩 성능이 먼저였다면, 이제는 후공정 패키징 능력이 공급량과 수율을 좌우하는 구조로 넘어가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메모리 다이를 수직으로 적층한 뒤 이를 정밀하게 접합하고, 열과 전력 문제까지 함께 풀어야 한다. 웨이퍼를 많이 생산하는 것만으로는 물량이 늘지 않는다. 결국 적층과 접합, 검사까지 아우르는 후공정 처리능력이 실제 공급력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가 된다.이런 점에서 천안은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니라 삼성 HBM 경쟁력의 실질적 관문에 가깝다.삼성전자 관계자는 "천안 사업장을 중심으로 TCB 월231k 수준의 생산능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 수치가 2026년 말까지 달성해야 할 중장기 기준선"이라고 밝혔다.이어 "차세대 접합 기술인 HCB 역시 전체 합산 기준 월19.5k 수준까지 확대하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TCB는 현재의 돈줄, HCB는 다음 세대의 판을 바꿀 카드지금 HBM 양산의 중심축은 TCB다. TCB는 열과 압력으로 칩을 접합하는 방식으로, HBM 적층의 대표 공정으로 자리 잡아왔다. 반면 HCB는 직접 구리 접합을 기반으로 더 높은 적층과 미세 피치 구현에 유리한 차세대 기술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GTC 2026에서 HBM4E 실물 칩과 코어 다이 웨이퍼를 처음 공개하는 동시에 HCB가 기존 TCB 대비 열 저항을 20% 이상 개선하고 16단 이상 고적층을 지원한다고 밝혔다.이 대목이 중요한 이유는 HBM 승부가 더 이상 “누가 더 빠른 메모리를 만드느냐”에만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고적층으로 갈수록 발열과 신호 손실, 적층 높이 문제가 동시에 커지고, 패키징 구조가 곧 성능과 원가를 좌우한다. TCB가 현재의 돈줄이라면 HCB는 다음 세대 주도권을 좌우할 기술인 셈이다. 삼성이 2029년까지 HBM 적층 공정의 무게중심을 TCB에서 HCB로 옮기는 전환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업계 관계자는 "월231k의 TCB와 월19.5k의 HCB라는 숫자는 단순한 생산계획이 아니라 삼성이 HBM 시장을 현재와 미래 두 개의 전장으로 나눠 보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
- ▲ 삼성전자 GTC 전시 제품 3종 (HBM4, SOCAMM2, PM1763)ⓒ삼성전자
◇HBM4 양산 뒤엔 결국 ‘패키징 처리능력’이 남는다삼성전자가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HBM4 양산 출하를 발표한 것도 이 흐름을 읽으면 더 선명해진다. 삼성은 당시 HBM4가 안정적 11.7Gbps(초당 기가비트), 최대13Gbps 속도와 최대3.3TB/s 대역폭을 구현한다고 밝혔다. 이어 GTC 2026에서는 후속 제품인 HBM4E와 코어 다이 웨이퍼를 처음 공개했고, HBM4E는 핀당16Gbps, 대역폭4.0TB/s(초당 테라바이트)를 목표로 제시했다. 전공정 성능 경쟁은 이미 한 단계 올라섰고, 이제 남은 과제는 그 칩을 실제 고객이 원하는 수율과 일정에 맞춰 패키징해 내보낼 수 있느냐에 있다.이 점에서 천안 증설은 단순 증산이 아니다. HBM4와 HBM4E, 나아가 커스텀 HBM으로 갈수록 고객이 보는 것은 스펙 표가 아니라 패키지 완성도와 공급 안정성이다. 엔비디아 같은 고객이 원하는 것도 ‘좋은 칩’ 한 장보다 정해진 시점에 맞춰 안정적으로 들어오는 고적층 패키지일 가능성이 크다. 결국 삼성의 천안 후공정 라인이 중요해지는 이유는 이곳이 성능 경쟁을 공급 경쟁으로 바꾸는 마지막 관문이기 때문이다.삼성전자가 GTC에서 Rubin GPU(그래픽처리장치)용 HBM4, Vera CPU용 SOCAMM(소캠·서버용 저전력 메모리 모듈)2, PM1763 SSD를 함께 전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은 이를 통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베라 루빈' 플랫폼 대응용 메모리 토털 솔루션 역량을 강조했다. AI 반도체 경쟁의 축은 더 이상 HBM 한 제품에 머물지 않고 CPU 메모리 모듈, SSD, 패키징까지 포함한 플랫폼 단위 대응력으로 넘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