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금 수요 확대로 차입 늘어가계는 주식 비중 낮추고 예금 늘려대출도 반토막…"리밸런싱 추세 강화"
  • 올 1분기 가계 금융자산서 주식 비중이 뚝 떨어졌다. 대신 그 자리는 안전자산인 예금이 채웠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올해 1분기 기준 순자금 운용액은 60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1분기 51조1000억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9조3000억원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순자금 운용액은 경제주체의 자금운용액서 조달액을 뺀 값인데 1분기 순자금 운용액 증가는 가계소득 증가 속 금융자산 외에는 돈을 덜 사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가계의 국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는 9조5000억원 규모로 작년 1분기 42조3000억원에 비교하면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가계는 투자펀드를 제외하고 1분기 국내외 주식에 16조원의 자금을 운용했는데 거주자 발행 주식 및 출자지분(국내주식) 7조7000억원과 해외주식 8조3000억원이다.  

    특히 국내외 주식 취득 규모가 작년 1분기 52조2000억원에 달했던 점을 비교하면 약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반면 가계의 저축성예금과 금전신탁은 1분기 각각 42조3000억원, 6조4000억원이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폭은 전 분기 30조6000억원, 4조8000억원과 작년 1분기 15조원, 1조3000억원을 크게 앞지르는 규모다. 이에 따라 가계금융자산 내 주식 및 투자 펀드 비중은 올 1분기 20.1%까지 떨어졌고 예금 비중은 41.8%까지 치솟아 1년 전 41.0%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말 기준 우리나라의 가계 금융자산 내 주식비중은 20.8%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40.3%)·프랑스(24.1%)보다 낮지만 독일(12.6%)·영국(11.7%)·일본(10.8%)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가계는 1분기 총 22조7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이는 1년 전 53조원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자금조달액 가운데 21조4000억원은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로 작년 1분기 52조8000억원과 견주어보면 차입 규모는 큰폭으로 줄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운전자금 수요가 확대로 금융기관 차입이 49조5000억원에 달한 데다 주식발행도 21조원이나 달해 작년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또 정부의 1분기 순조달액은 23조3000억원으로 작년 1분기 8조3000억원과 비교해 순조달 규모를 키웠다. 

    방중권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1분기 자금이 주식에서 안전자산인 저축성 예금 등으로 이동해 리밸런싱(운용 자산 편입 비중 재조정) 추세가 이어졌다"면서 "코로나19에 대응한 추가경정예산 등 적극적 재정 집행으로 정부 소비가 늘면서 정부의 순조달 규모가 커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