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자 공포… 물가 오르는데 경기는 '뚝'가계부채 1859조… 이자부담 눈덩이 "금통위, 소수의견 나올 듯"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올리는 빅스텝 단행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이에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은행은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이창용 총재를 비롯한 금통위원들은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전망이다. 만약 한은이 0.50%p 인상을 단행하면 한은 역사상 최초의 빅스텝이 된다. 한은이 0.25%p 올리더라도 사상 첫 3회 연속 인상이다. 

    한은의 빅스텝 고려 배경에는 고물가가 자리잡고 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6%대를 기록한 데다 기대인플레이션율까지 4%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

    특히 미국이 지난달 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p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 데다 이달에도 자이언트스텝을 예고하면서 한은도 금리인상을 늦출 수는 없는 처지다.

    물가인상을 잡을 만한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점도 한은의 금리인상을 재촉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1일 "국내외 물가상승 압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우려된다"면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않을 경우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다. 

    금리 인상은 현재 우리 경기 상승동력으로 꼽히는 소비의 제약으로 연결된다. 경기 상승 동력이 꺾인 채로 물가만 계속 오를 땐 스태그플래이션 악재를 마주할 공산이 적지 않다. 시장에선 국내 소비자물가가 지난달 6.0%를 기록했으나 정점은 아직 아니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금리만 올리고 물가는 잡지 못하는 '오버킬'에 대한 우려가 뒤따르는 대목이다. 

    또 19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도 부담스럽다. 지난 3년 간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며 가계부채는 급격하게 증가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1분기말 기준 가계부채는 1859조4000억원으로 1년새 5.4%나 늘었다. 금리 인상에 따라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점도 한은의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소위 이자장사인 '예대마진' 단독에 적극 나서는 상황서 한은의 빅스텝 단행은 이자부담을 키운다는 점에서 부담스러운 대목일 수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의 빅스텝 단행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자 부담, 증시 안정 등 여러 측면서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지금껏 물가를 잡기 위해 만장일치로 연속 인상을 했으나 이번엔 금통위원 간의 의견이 갈릴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