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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경기침체 우려에 긴축경영… “차입 줄이고 투자 천천히”

금리인상·스태그플레이션·코로나 재확산 등 악재 겹쳐기업대출 1609조원… 차입금 이자 부담 ‘눈덩이’원재료 가격 상승·경기침체, 수요 둔화에 투자 축소전문가들 “정부 지원 절실… 물가·금리 관리 등 나서야”

입력 2022-07-14 11:04 | 수정 2022-07-14 11:20

▲ ⓒ연합뉴스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물가 급등, 금리 인상 등으로 하반기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긴축경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계와 전문가들은 경영환경 악화에 따른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전반적인 경영환경이 전년 대비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주요선진국의 금리인상,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코로나 재확산과 이로 인한 중국의 봉쇄, 장기화하는 우크라이나 침공 등 요인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 OECD 경제산업자문위원회(BIAC·Business at OECD)가 지난달 OECD 회원국 경제단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경제정책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경영환경을 ‘좋음’으로 전망한 응답은 10%에 그쳤다. 지난해 60%에 비해 크게 하락한 수치다. 동시에 경영환경을 부정적(나쁨·매우 나쁨)으로 전망한 비율도 같은 기간 28%에서 31%로 올랐다.

하반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도 투자 속도 조절과 늘려온 빚 줄이기 등 긴축경영의 고삐를 죄는 형국이다. 

특히 최근 잇따라 오르는 기준금리에 늘어나는 이자 부담은 기업들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전 세계적 물가상승 압력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빌렸던 차입금의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탓이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은의 빅스텝에 따라 기업들의 대출이자 부담규모가 약 3조9000억원 증가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대기업은 1조1000억원, 중소기업은 2조8000억원 수준이다. 

문제는 현재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 연장과 원자재 가격 상승, 금융기관 기업대출 취급 확대 등에 따라 자영업자와 기업 등의 대출은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는 점이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말 자영업자를 포함한 기업대출은 1609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4.8% 늘었다. 

특히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중견기업은 금융여건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대내외 여건이 악화하는 경우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 이들 기업들은 매출 규모가 크지 않고 신용등급이 높지 않아 자금조달 시 주식·채권 발행보다 은행 대출에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투자 계획을 세웠던 기업 상당수도 앞다퉈 속도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재계는 윤석열 정부 출범에 따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직후 대규모 투자 계획을 잇달아 발표한 상태다. 삼성, 현대차, 롯데, 한화, SK, LG 등 10대 대기업 그룹이 밝힌 투자 금액은 약 1055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원재료 가격이 고공 행진하는 데다 이자가 계속 늘고 있는 만큼 투자 여력이 줄 수밖에 없다. 최근 전경련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하반기 국내 투자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100곳 가운데 약 30%가 하반기 투자를 축소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하반기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한 기업은 16%에 그쳤다. 

A기업 관계자는 “1300원을 넘나드는 원·달러 환율 급등세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투자를 심사숙고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환율이 오르면서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투자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완공 시점에 제품 수요까지 급격하게 꺾일 수 있어 조심스러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경제계는 급등하는 금리 및 경영환경 악화에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은 물론 물가 관리, 정책금융 지원, 규제혁파 등으로 기업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도원빈 무역협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최근 원자재 가격이 다소 안정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물가는 기본적으로 하방 경직성이 강해 중장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물가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고물가·고환율·고금리 현상 등 경영 불확실성에 직면한 기업들이 현재 선제적으로 투자를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새정부의 법인세제 개선, 규제 혁파, 주요국과의 원자재 수급 협력체계 강화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일경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하반기에도 공급망 혼돈은 지속될 것”이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올해 안에 종료되더라도 파괴된 공급망이 회복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주요국의 전략 자원에 대한 무기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범부처적인 통일된 공급망 컨트롤 타워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가영 기자 young@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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