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뚫는 强달러기술적 저항선 1350원선 근접"어나더 레벨 공포"
  • ▲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20원을 넘어 장중 1323원까지 치솟았다ⓒ연합뉴스
    ▲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20원을 넘어 장중 1323원까지 치솟았다ⓒ연합뉴스
    사상 최초 빅스텝에도 달러 강세에 원화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강달러에 직격탄을 맞은 무역수지는 상반기 103억달러 적자를 낸데 이어 역대 최대 수입물가지수를 써내려가는 중이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20원을 돌파했다. 전날 종가 1312.1원에서 10원 이상 뛰었다. 오전 10시 현재 1323.4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환율 1320원 돌파는 2009년 4월30일 이후 13년 2개월 만이다. 지난 5일 1310원을 넘어선 이후 1320원에 도달하는데 불과 열흘밖에 걸리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심리적 저항선인 1320원대가 뚫리면 1350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 강세는 전날 미국 시장에서 한번기 기준금리 100bp(1bp=0.01%p)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재차 불을 지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109.29까지 치솟으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1유로는 1달러를 하회하는 패러티 환율을 넘어섰다가 겨우 회복했다. 엔화 절하는 더 심각해 1달러에 139.110엔을 기록, 140엔에 근접했다.

    글로벌 외환시장 수요가 모두 달러화로 몰리면서 당분간 환율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독보적일 정도로 매파적인 행보가 예고돼 있는데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도 달러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천장을 뚫고 소비자물가지수가 9.1% 급등하며 41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1.3%로 사상 최고치에 바짝 다가서며 석달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올랐다.

    환율 급등은 한국은행이 꺼낸 빅스텝이란 고강도 카드를 무색케 했다. 원·달러 환율은 빅스텝을 단행한 13일 4원 내렸다가 곧바로 다음날 5.2원 오르면서 하락폭을 반환했다. 여기에 1320원 선이 붕괴되면서 마지막 지지선인 1350원으로 물러날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 50~70원 추가상승 여지가 있다고 예상한다"며 "한국의 높은 대외개방도와 주력 수출품인 공산품 소비 감소 등이 원화 약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1350원 선을 넘어서게 되면 기술적으로 마땅한 저항선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오는 27일 미 연준이 재차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한미 기준금리는 역전된다. 시중 자금이 달러화로 몰리는 현상이 가열될 가능성이 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사태 당시에도 1300원 수준은 넘지 않았는데 그 부분이 뚫렸다는 건 다른 레벨로 갈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치솟는 환율에 수입물가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전년대비 33.6% 상승하며 16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달러로 결제하는 원유는 80.2% 뛰었고, 항공기 연료인 제트유는 153.0% 폭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