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옵션 도입 악재공격적인 투자,증권사들 우위보험사 수익률 전반적인 하락세… 이탈방지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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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보험사들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갈수록 떨어지면서 보험사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이달부터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도 시행됨에 따라 보험사의 가입자 이탈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17개 보험사의 확정급여(DB)형 10년 평균 수익률은 2.34%로, 전년 동기(2.50%) 대비 0.16%포인트 하락했다.

    확정기여(DC)형의 10년 평균 수익률은 2.8%로 1년 전(2.9%)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익률만이 1년 전(2.4%)보다 0.1%포인트 오른 2.5%를 기록했다.

    이는 보험사가 수익률을 관리해주는 것보다 개인의 운영이 더 괜찮았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지난 1분기 국내 17개 보험사들의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은 26.4%로 전년 동기(27.3%) 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2018년 말 29.2%에서 매년 하락하고 있다.

    결국 저조한 퇴직연금 수익률에 보험사 퇴직연금 가입자 이탈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지난 12일부터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보험사 퇴직연금 가입자 이탈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점이다.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도 투자 성향에 따라 사전에 정한 방법으로 퇴직금을 운용하는 제도로, DC형과 IRP형에 적용된다. 그동안 퇴직연금의 안정성을 위해 위험자산의 투자 한도를 70%로 한정했는데 디폴트옵션 시행으로 100%를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보험사들은 대체로 원리금보장형을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퇴직연금 고객을 흡수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높은 수익률을 찾는 소비자의 자발적 이탈이 더해진다면 빠른 속도로 보험사의 퇴직연금 사업이 축소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일부 보험사들은 퇴직연금컨설팅센터를 신설하고 상품 다양화를 추진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삼성화재는 지난 6월 신설한 퇴직연금컨설팅센터를 통해 다양한 상품으로 연금자산이 운용될 수 있도록 신상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디폴트옵션 시행으로 안정성을 강조하는 보험사보단 공격적인 투자에 강점을 가진 증권사로의 갈아타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