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환율 1300원대로↓…추경호·옐런 만남뒤 진정세일본은행 "마이너스 금리 유지"…상반기 무역적자 사상최대엔저 장기화→韓 수출경쟁력 악영향…관광 등 서비스도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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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위기에 처한 한국경제가 말그대로 지뢰밭을 통과중이다. 자본유출이 우려되는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에 한미 재정당국이 통화스와프 재체결 가능성을 열어 한숨을 돌리는가 싶더니 이번엔 엔저(엔화 가치 하락)라는 불청객과 맞닥뜨렸다.22일 증권가 등에 따르면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대비 원화환율은 전장보다 5.2원 내린 1307.7원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연속 하락이다.오는 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시한번 최소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p) 금리 인상)을 밟아 한미간 금리역전이 예고된 상태에서도 일단 진정 기미를 보였다. 이날 환율하락은 러시아 국영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이 독일 등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가장 중요한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 운영을 재개하면서 강세를 띤 유로화가 글로벌달러 강세 압력을 낮췄기 때문이다.여기에 지난 19일 한미재무장관회의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필요시 외화유동성 공급장치를 실행할 수 있다'며 사실상 한미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을 열어둔 것도 외환시장 안정에 힘을 보탰다는 의견이 나온다.그러나 숨돌릴 새도 없이 한국경제가 이번엔 엔저라는 복병과 만났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전날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금리를 마이너스(-)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도 0% 정도로 유도하는 금융완화정책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2016년이후 정책금리를 -0.1%에서 계속 동결중이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에너지가격이 상승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시달리는 세계 주요국이 잇달아 금리를 올리는 것과는 다른 노선이다.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2.25%로 0.50%p 올렸다. 금통위가 '빅스텝'을 밟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유럽중앙은행(ECB)도 21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0%에서 0.5%로 0.50%p 깜짝 인상했다. ECB가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2011년 7월이후 11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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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문가들은 일본이 '나홀로 초저금리' 정책을 고수하는 탈동조화현상을 보이는 배경에는 엔저를 통해 수출을 늘려 장기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분석한다.일본 재무성은 21일 올 상반기 무역통계속보를 발표했다. 수출은 45조9378억엔, 수입은 53조8619억엔이었다. 7조9241억엔(75조원)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통계상 1979년이후 최대 규모다. 월별로는 11개월 연속 무역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실정이다. 수출로 외화를 벌어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달러 강세마저 겹치면서 엔저는 더 심해질 전망이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올 3월 초 115엔대에서 최근 138엔대까지 치솟은 상태다.문제는 엔저 장기화는 수출경쟁국인 국내 기업의 가격경쟁력을 낮추는 위험 요인이라는 점이다. 석유화학·철강·기계·자동차 등은 엔저로 피해가 예상되는 대표적인 산업분야로 꼽힌다. 설상가상 우리 수출 상황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에 올 상반기 무역수지는 103억 달러 적자를 보였다. 지난달 수출액은 1년 전과 비교해 5.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건 16개월 만이다.엔저 악영향은 비단 제조업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포스트 코로나를 앞두고 기지개를 켜는 관광 등 서비스 교역 부문에서도 타격이 불가피할 수 있다.정부는 22일 비상경제차관회의에 이어 24일에는 비상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잇달아 연다. 이들 회의에서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한 대응 방안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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