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4억→6억DSR·고금리 겹겹규제 발목"예상 보다 조용… 실수요자들 멈칫"
  • 1일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들에 한해 집값의 최대 80%까지 대출이 가능해졌으나 시장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80%로 확대됐을 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강화된 데다 금리까지 뛰어 오르면서 주택 마련을 보류한 수요자들이 늘어난 까닭이다. 

    금융당국의 LTV 확대는 대출규제 정상화 방안의 첫걸음이다. 앞서 가계부채 관리 강화과정서 발생한 주택 구입 실수요자의 애로사항을 하나씩 해소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시장에 대출규제 완화라는 시그널을 주기엔 긍정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당장 주택 매수로 연결되긴 힘들지만 과도한 규제를 한꺼풀씩 벗겨낸다는 의미서 다음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줄 수 있어서다. 

    특히 이번 조치로 대출 한도는 기존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확대됐다. 기존 서울에서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가 9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LTV가 최대 50% 적용돼 4억원에 그쳤으나 새 기준에 따라 6억까지 대출이 가능해진다. 

    이밖에도 보유 중인 주택을 담보로 받는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기존 1억원에서 2억 원으로 확대된다. DSR규제에 포함되지 않는 긴급생계용도 주담대 한도 역시 1억5000만원으로 기존보다 5000만 원 늘어난다.

    하지만 겹겹이 맞물린 규제는 대출 한도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현 DSR 규제는 총 대출액이 1억원 이상인 차주의 경우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를 넘을 수 없다. DSR에는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카드론까지 전체 금융권의 대출 총한도가 포함된다. DSR 변화없이는 LTV 확대에 따른 효과를 누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급격한 금리인상도 규제완화 효과를 반감시키는 요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사상 첫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p 인상)을 단행하며 기준금리를 단박에 2.25%까지 끌어올렸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고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였으나 이자 부담이 늘어난 차주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7%를 넘어섰고 주택담보대출 역시 6%에 달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한은은 추가 금리 인상까지 예고한 상황이라 연말 금리 수준은 이보다 1~2% 더 오를 공산이 크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1~2%대 주담대 상품이 주를 이뤘던 것을 감안하면 차주들의 원리금 부담은 큰 폭으로 늘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통 대출 규제 완화 정책이 시행되기 일주일 전부터 관련 문의가 잇따르는데 이번엔 조용했다"면서 "금리가 빠르게 오른 상황에서 수도권 집값이 여전히 높은데다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상황 등이 반영된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