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성자금 고원가성예금에 쏠려'요구불예금' 이탈 가속…대출금리 압박은행채 금리 마저 상승… "신용경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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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 원가절감의 열쇠인 ’저원가성 예금‘의 이탈이 심상찮다.

    조달비용이 치솟으면서 덩달아 대출금리인상 압박도 심해지고 있다.

    2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712조4491억원으로 한 달 새 27조3532억원이나 뛰었다. 정기예금 잔액이 7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으로 전달 증가 폭 5조3191억원 보다 다섯 배가 넘었다.

    정기적금 잔액도 38조1167억원으로 6524억원 증가했다. 한국은행의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따라 수신상품 금리가 오른데 반해 증시가 부진이 이어지자 대기성 자금이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은행 마진을 지킨는 수시 입출금통장, 급여통장, 보통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은 쪼그라들었다. 

    지난달 요구불예금 잔액은 673조3602억원으로 36조6033억원 줄었다. 요구불예금은 사실상 제로(0)금리라 은행입장에서는 조달비용을 아껴 예대마진을 더 낼 수 있다.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금리는 0.1~.02%인데 반해 인터넷은행들은 1~2% 금리를 주거나 ’일 복리‘ 혜택을 내세워 빠르게 자금을 흡수해가고 있다. 

    우려스러운 것은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이 오르면 자연스레 대출금리 상승으로 연계된다는 점이다.

    특히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코픽스 기준으로 움직이다 보니 수신금리에 따라 상승압박이 거센편이다.

    은행들은 궁여지책으로 은행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지만 채권 금리 역시 뛰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조달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비은행의 조달비용도 오르게 되고 금융회사는 유동성(대출)을 회수하는 등 신용경색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이 경우 단기 변동금리 중심 채무의 불이행 위험을 빠르게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