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욱 대표“IPO는 지속가능 성장 위한 하나의 과정일 뿐”조달금액으로 M&A·지분투자… 슈퍼앱으로 역량 강화상장 후 슈퍼앱 통합· FMS 사업 진출 등 구상
  • ▲ 박재욱 쏘카 대표이사가 3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개최된 쏘카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박재욱 쏘카 대표이사가 3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개최된 쏘카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쏘카의 목표는 기업공개(IPO)가 아니다. IPO는 성장해나가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방향을 찾아낼 것이라 믿고 있다.”

    증시 혹한기에 쏘카가 국내 모빌리티기업 최초로 코스피 상장을 추진한다. 쏘카는 단순 카셰어링이 아닌 고객이 끊김 없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스트리밍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 모든 이동을 포함하는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성장해나가겠다는 구상이다. 

    3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개최된 쏘카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박재욱 대표는 “상장 이후 기술 역량을 높이는 한편 모빌리티 밸류체인 내의 유관업체에 대한 인수합병(M&A)과 지분투자를 통해 슈퍼앱으로서의 역량을 강화하고 마이크로모빌리티와 자율주행 셔틀 등 다양한 분야의 신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쏘카는 지난 2011년 설립된 국내 최대 카셰어링 업체다. 제주도에서 차량 100여대로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10여년 동안 운영 차량은 1만8000대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용자도 30명에서 700만명으로 증가했으며, 12개 불과했던 쏘카존도 4000개까지 늘었다. 지난해에는 국내 모빌리티 기업 최초로 유니콘 기업에 선정됐다. 차량 공유 서비스 외에도 전기자전거 공유 플랫폼 ‘일레클’, 온라인 주차 플랫폼 ‘모두의주차장’ 등의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앞서 쏘카는 상반기 코스피 입성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가 불거지면서 기업공개 일정을 하반기로 연기했다. SK쉴더스, 원스토어, 현대오일뱅크, 올리브영 등 덩치큰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 계획을 철회한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공모 주식 전량 신주 발행,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등의 보호예수 기간 설정으로 유통물량 비중 낮추기, 몸값 조정 등 시장 친화적 공모구조로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날 박재욱 대표는 쏘카의 수익성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연내 흑자전환과 내년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대표에 따르면 20~40대의 차량 등록대수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7.7% 감소한 반면, 카셰어링 시장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쏘카의 지난해 카셰어링 매출은 전년 대비 31.2% 성장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35.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단순히 카셰어링이 아닌 차별화된 서비스로 경쟁력을 갖춘 덕분이다. 우선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반의 분석으로 확보한 보유 차량들의 누적 주행 데이터와 차량 정비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데이터를 활용해 보험 등 사고 관련 비용과 차량 관리 비용도 최소화하고 있다. 

    동시에 카셰어링을 포함, 이동하는 모든 순간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통합 멤버십인 ‘패스포트’를 통해 서비스 차별화를 뒀다. 이를 통해 구독회원을 추가 유치하고 혜택을 강화하는 등의 지속적인 ‘락인(Lock-in)’ 효과를 통해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서비스 품질을 높여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쏘카 차량 운영대수가 60% 증가하는 동안 차량 가동률은 28.8%에서 36.9%로 8.1%포인트 상승했다. 쏘카 카셰어링 사업의 조정 영업손실률은 지난 2018년 18.8%에서 지난해 1.5%로 개선됐으며, 올해는 첫 2분기 흑자전환에 이어 연간 영업이익 흑자 달성을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대다수가 두 자릿수 대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 ▲ 박재욱 쏘카 대표이사가 3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개최된 쏘카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박재욱 쏘카 대표이사가 3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개최된 쏘카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상장 후 쏘카는 끊김 없는 이동 서비스를 표방하는 ‘스트리밍 모빌리티(Streaming Mobility)’ 사업 전략을 토대로, 슈퍼앱 전환을 통해 이동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올해 안에 쏘카 앱 내에서 KTX 예약을 연계하는 것을 시작으로 카셰어링과 전기자전거 서비스, 공유 주차 플랫폼은 물론 숙박 예약 기능 등을 연계해 다양한 소비자들의 이동 수요를 충족하는 슈퍼앱으로 진화해 나갈 계획이다.

    슈퍼앱을 통해 자회사 나인투원의 마이크로모빌리티 서비스인 ‘일레클’과 모두컴퍼니의 공유 주차장 플랫폼 ‘모두의주차장’도 통합 제공할 예정이다. 쏘카는 슈퍼앱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바탕으로 자회사를 포함한 매출 성장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차량 관리를 위해 활용하고 있는 차량 관제 시스템(FMS)을 서비스화해 높은 마진의 신규 매출원도 확보한다. FMS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Software as a Service)로 전환해 차량 등 이동 수단을 운영하는 물류, 운송 기업 등에 솔루션 형태로 제공하며 새로운 수익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안전하고 편리한 모빌리티 서비스인 TAM(Total Addressable Market)의 시장 규모는 350조원에 달할 정도로 무궁무진한 사업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며 “데이터 축적과 기술력 강화를 통해 점진적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최종적으로 사람과 사물이 자유롭고 행복하게 이동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쏘카의 총 공모주식 수는 455만주(신주 100%)다.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3만4000원~4만5000원으로, 공모 예정 금액은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2048억원 규모다. 8월 4일과 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최종 확정하고, 8월 10일부터 11일까지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8월 중 상장 예정이며 상장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공동주관사는 삼성증권, 인수회사는 유안타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