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 빅3, 상반기 매출만 42조 넘어원자잿 값 상승·원달러 환율 급등 덕“하반기 변동성 확대 예상… 리스크 관리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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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자재 가격과 환율 급등으로 호실적을 낸 종합상사업계가 하반기 대외환경 변화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데다 유가 하락에 따른 인플레이션 둔화 전망,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이 나오고 있어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X인터내셔널·포스코인터내셔널·삼성물산 상사부문 등 국내 종합상사 ‘빅3’가 올해 상반기에 낸 매출액은 42조1162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판매비와 일반 관리비를 뺀 영업이익은 1조3907억원에 달한다. 

    회사별로 보면 LX인터내셔널은 상반기 매출액 9조9381억원, 영업이익 5351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30.1%, 영업이익은 123.9% 증가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82% 수준이다. 2분기에는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내기도 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상반기 매출액 20조9821억원, 영업이익 5366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상반기 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4.4%, 80.7% 늘었다. 특히 2분기에는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도 상반기 매출 11조1960억원, 영업이익 31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9%, 83% 증가했다.  

    상사업계의 호황은 원자잿값이 급격하게 오르고 달러 가치가 사상 최고 수준을 찍으면서 무역 중개와 자원 개발 사업의 수익성이 극대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수급 불안정이 이어지는 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겹치면서 원자재 가격이 치솟았다. 동시에 원재료를 수입해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서 수수료를 얻는 사업구조 특성상 고환율도 상사업계에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은 2009년 7월 이후 13년 만에 132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하반기 전망은 마냥 낙관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데다 유가 하락에 따른 인플레이션 둔화 전망,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이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꼽히던 곡물 가격과 국제 유가가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9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 7월 세계 식량가격지수는 6월(154.3)보다 8.6% 하락한 140.9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하락 폭으로는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다.

    국제 유가도 빠르게 하락 중이다. 8일(현지시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90.4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7일엔 배럴당 88.08달러까지 떨어졌다. 

    유가가 9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인 2월 10일 이후 처음이다. 전쟁 직후 고점(130.50달러) 대비로는 30% 이상 하락한 수치다.

    국제 곡물가나 원자재 가격 등은 여전히 예년에 비해 높은 수준이지만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되면 종합상사들의 수익성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아울러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급격히 기준금리를 끌어올리면서 제기되는 있는 경기침체 가능성도 실적 변수 요인이다. 경기가 둔화하고 교역량이 줄면 수요 부진으로 트레이딩 시황도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대외 변동성 확대가 예상됨에 따라 경영 환경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추가 성장 동력 확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