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자물가, 6월 기점 상승세 둔화 전망휘발유-광물 등 원자재 가격 하락 전환EU, 우크라이나 사태에 물가 상승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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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상황이 지난달을 기점으로 꺾였을 것이란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물가 상승세가 껶였고 원자재 가격도 안정세로 접어들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유럽의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만큼 물가 상승세가 둔화됐다고 단정짓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6월을 기점으로 상승세가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7월 CPI가 전년대비 8.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6월 1981년 11월이후 최고치였던 9.1% 상승에서 크게 하락한 수치다. 

    가격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가격을 제외한 이른바 근원 CPI는 1년전보다 5.9%, 전월보다 0.3% 각각 상승했다.

    미국의 생산자물가도 하락했다. 생산자물가지수(PPI)는 7월에 전월대비 0.5% 내려 2020년 4월 이후 처음으로 떨어졌다. 생산자물가의 전월대비 상승률은 4월 0.5%에서 5월 0.8%, 6월 1.0%로 계속 뚜렷이 오르다 돌연 마이너스를 보인 것이다.

    다른 국가들도 비슷한 양상이다.

    중국 PPI(생산자물가지수)는 7월에 작년 동월보다 4.2% 올라 전월 상승률(6.1%)보다 많이 둔화되며 지난해 10월 13.5%로 26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뒤 계속해서 내리는 추세다.

    중국 소비자물가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7월에 2.7%로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지만, 시장 전망치(2.9%)에 못 미친 데다가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아직 상당히 낮은 편이다.

    한국도 지난달 수입물가지수(원화기준 잠정치·2015년=100)는 153.49로 전달(154.87)보다 0.9% 내렸다.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하면 여전히 27.9% 높지만 4월(-0.6%)이후 3개월만에 오름세가 꺾였다.

    물가 상승폭이 둔화한건 최근 하락세에 접어든 원자재가격 영향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하던 휘발유가격이 하락한 점이 물가 급등세를 멈추게 한 것으로 해석된다. 세부적으로 7월 에너지 가격은 전월대비 4.6% 하락했고 이중 휘발유 물가는 7.7% 급락했다. 

    다른 원자재가격도 마찬가지다. 블룸버그에 의하면 구리가격은 최근 3개월 사이 12.5% 내렸고 철광석(-19.3%), 니켈(-14.9%), 알루미늄(-9.3%) 등도 10% 내외의 하락세를 보였다.

    또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7월에 전월보다 8.6% 내려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3월에 고점을 찍은뒤 4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물가가 3분기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지난달 26일 내놓은 세계경제전망 수정보고서에서 올해 인플레이션이 3분기에 정점을 찍고 서서히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선진국은 올해 물가 상승률이 6.6%를 기록한뒤 내년 3.3%로 상승세가 둔화할 거로 내다봤다. 신흥국 물가는 올해 9.5%, 내년 7.4% 각각 상승할 거로 전망했다.

    다만 유럽의 상황은 다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 1월 5.1%에서 7월 8.9%로 꾸준히 오르며 상승세가 꺾이질 않고 있다.

    영국의 물가는 4월부터 6월까지 계속해서 9%대의 상승률을 유지했다. 독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월 7.6%에서 7월 7.5%로 소폭 둔화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유류세 인하와 지역 내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권 등의 혜택이 8월 말로 만료돼 9월에 재차 독일의 물가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