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전방위 경고에 증권사, 이벤트 대거 종료서학개미 "지금 안 만들면 손해" … 이벤트 찾기 혈안서학개미 "2026년까진 메리츠, 2028년까진 유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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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진투자증권 해외주식 수수료 3년 무료 이벤트ⓒ유진투자증권
'고환율'을 억제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칼끝이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마케팅 과열 경쟁을 겨냥하자 이를 역이용해 수수료 혜택을 극대화하려는 이른바 '수수료 메뚜기족'이 등장하고 있다.당국의 압박으로 주요 증권사들이 현금성 이벤트를 줄줄이 조기 종료하는 가운데, 기존 이벤트의 수수료 무료 기간이 서로 다른 증권사들을 전략적으로 갈아타려는 '서학개미'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벤트 막차 타자" … 규제 풍선효과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지난 19일 해외투자 영업 실태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강력한 제재를 예고하면서 증권가는 사실상 '마케팅 빙하기'에 들어갔다.금감원은 내년 3월까지 신규 현금성 이벤트와 광고를 전면 중단하고, 거래금액에 비례한 리워드 지급을 원천 금지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올해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수수료로만 약 2조 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수익을 올린 반면, 개인 투자자 계좌의 절반(49.3%)은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등 대형사들은 즉각 프로모션 중단을 공지했다. 메리츠증권 역시 미국 주식 거래 시 커피 쿠폰 등을 지급하던 이벤트를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 지난 18일에 조기 종료했다.◇ "2026년까진 메리츠, 2027년부턴 유진" … 치밀해진 개미들서학개미들은 더 저렴한 수수료를 찾아 '메뚜기족'으로 변화하고 있다. 2026년까진 메리츠증권으로 버티고, 2028년까진 유진투자증권으로 버틴다는 전략이 서학개미들 사이에서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메리츠증권은 슈퍼365(Super365) 계좌 이용 고객에게 2026년 말까지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 완전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한편 유진투자증권은 신규 계좌 개설 고객을 대상으로 '개설일로부터 3년간' 미국 주식 수수료 0% 혜택을 적용하고 있다.서학개미들은 당장 유진투자증권 계좌를 개설해 '3년 무료' 카드를 확보해 두되, 실제 거래는 2026년 말까지 혜택이 보장된 메리츠증권에서 하겠다는 것이다. 이후 메리츠의 혜택이 종료되는 2027년부터 유진투자증권으로 주식을 옮겨 남은 무료 기간을 소진하겠다는 계산이다.한 해외주식 투자자는 "정부 규제 때문에 이번 달이 마지막 (유진투자증권) 이벤트가 될 수 있다"며 "메리츠는 2026년까지 무료이니 쓰다가 미리 만들어둔 유진으로 2027년에 갈아타면 2028년까지 수수료 0원으로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불신 속 '실속 챙기기' 가속화이러한 현상은 국내 증시에 대한 불신과 고환율, 고금리 등 비우호적인 매크로 환경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9일 금융위 업무보고에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이 외환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강력한 시장 투명성 제고를 주문한 바 있다.국내 시장을 떠난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렸지만, 그곳에서도 환율 변동과 수수료 부담으로 수익 내기가 쉽지 않자 '비용 절감'에 사활을 걸게 된 셈이다.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당국의 지침에 따라 현금성 살포 마케팅은 자제하고 있지만, 이미 공지된 수수료 혜택까지 철회하기는 어렵다"며 "투자자들이 혜택 축소를 우려해 막판 '계좌 쇼핑'에 나서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