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인상·속도조절 동시 언급한은 25일 금통위서 0.25%p 올릴 듯 한미 금리격차 해소·물가안정 과제 첩첩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과 동시에 속도조절을 예고하고 나섰다. 당장 금리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언젠가는 인상 속도를 늦추겠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인플레이션에 맞대응해 금리를 급격하게 올린 상황을 감안하면 이같은 속도조절론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달 2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한국은행 역시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0%p 올리는 빅스텝 부담을 덜고 0.25%p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 연준은 18일 공개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물가상승률이 계속 목표치(2%)를 훨씬 넘고 있어 제약적인(restrictive) 정책 스탠스로 가는 것이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위원회의 의무를 달성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준금리가 경제 성장이 둔화할 수준까지 올라야 한다는 의미로 추가 금리 인상을 강력하게 예고한 셈이다. 

    회의 참석자들은 "높아진 물가상승률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점이 위원회가 처한 가장 큰 위험"이라며 "이러한 위험이 현실화되면 2% 물가 상승률은 되돌리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동시에 기준금리 인상의 속도를 늦추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됐다. 의사록에 따르면 한 참석자는 "누적된 통화정책조정이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동안 일정 시점에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러한 비둘기파적 언급이 공개된 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낙폭을 줄이기도 했다. 

    연준은 지난달 26∼27일 FOMC 정례회의서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각각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해 기준금리는 2.25∼2.50%로 올라섰다. 

    같은달 한은 역시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2.25%로 끌어올렸으나 미국의 연속 자이언트스텝에 막혀 한미 간 기준금리는 2020년 2월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역전됐다.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한 데다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까지 겹쳐 이달 한은의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인상폭은 0.25%p가 유력하다. 국제 유가가 안정을 찾고 있는데다 추석 이후 물가 정점이 지나갈 것이란 기대감까지 겹쳐있다. 한미 금리역전을 고려해 연속 빅스텝을 단행하기엔 가계부채와 경제성장도 부담스러운 처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상반기 소비·고용 등 지표가 비교적 호조세였다면 하반기에는 금리 인상 효과에 따라 내리막길을 걷게될 공산이 크다"면서 "하반기 GDP가 성장하더라도 추세를 밑돌아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