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8월 소비자물가 8.3%↑… 두달째 둔화했으나 시장전망 웃돌아연준, 오는 21일 3연속 '자이언트스텝' 무게… 연말 4.5%까지 치솟을 수도韓경제 '먹구름'… 1400원 위협하는 환율에 '쌍둥이 적자' 우려까지
  • ▲ 미 연준, 또 자이언트 스텝 밟나.ⓒ연합뉴스
    ▲ 미 연준, 또 자이언트 스텝 밟나.ⓒ연합뉴스
    꺾일 줄 모르는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상승)을 잡으려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p) 기준금리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외의존도가 큰 한국경제의 3고(고환율·고금리·고물가) 파고가 더욱 거세지게 됐다.

    13일(현지시각) 미 노동부가 밝힌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8.3% 올랐다. 지난 6월 9.1%, 7월 8.5%에 이어 2개월 연속 오름폭이 둔화됐다.

    그러나 이는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도는 상승률로 증시는 긴축 공포 확산에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76.37p(3.94%) 떨어진 3만1104.97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77.72p(4.32%) 폭락한 3932.6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32.84p(5.16%) 폭락한 1만1633.57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3대 지수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6월11일 이후 2년3개월 만에 하루 최대폭 하락을 기록했다.

    애초 시장은 8월 CPI를 8.0~8.1% 수준으로 예상했다. 전달보다 0.1%p 하락할 거라던 예상도 빗나가 되레 0.1%p 상승했다.

    12일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8월 기대인플레이션(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을 전달(6.2%)보다 0.45%p 내린 5.75%로 발표해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던 터라 시장의 충격은 더 컸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려고 작성하는 근원물가도 1년 전보다 6.3%, 전달보다 0.6%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5.9%, 전달보다 0.3% 각각 올랐던 7월보다 상승폭이 더 커졌다.

    국제유가 하락에 힘입어 에너지 물가가 약세를 보였으나 주거 비용과 식료품 물가, 의료 비용이 치솟으면서 전체 물가를 밀어올렸다는 분석이다.
  • ▲ 경기 둔화.ⓒ연합뉴스
    ▲ 경기 둔화.ⓒ연합뉴스
    문제는 예상을 뛰어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글로벌 긴축을 주도하고 있는 미 연준이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공산이 커졌다는 점이다. 연준내에선 40년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려야 한다는 매파(통화긴축 선호) 목소리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일각에선 지난 7월 제기됐던 '울트라스텝'(1.0%p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다시 언급되는 상황이다. 8월 근원물가 상승폭이 전달(0.3%)보다 2배나 치솟으면서 연준이 더 큰 폭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재 2.25∼2.5% 수준인 기준금리가 연말에 4.5%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연준은 오는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연준발(發) 긴축 태풍이 거세지면 대외의존도가 큰 우리경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가뜩이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한 추가 금리인상이 이어질 수밖에 없고 강달러에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국내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는 1년전과 비교해 5.7% 올랐다. 올 1월 이후 7개월만에 처음으로 물가상승률이 꺾인 상태다.

    14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5개월여만에 처음으로 1390원을 돌파했다. 

    설상가상 우리경제는 8월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경상수지와 재정수지가 나란히 마이너스(-)를 보이는 '쌍둥이 적자'가 현실화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김영환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지난 7일 "(8월) 무역적자가 상품수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현재로선 (10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