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가격 상승 가입 증가, 기종마다 가격 책정'보험료+본인부담금', 미가입자 보다 비용 더 들기도깜깜이 약관, 사고 시 실익 미미… 소비자 불만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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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파손보험이 높은 가격에 비해 소비자가 받는 실익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도 기준 스마트폰 보험에 가입한 소비자는 1206만명에 달한다. 가입자 수는 2018년에 1000만명을 넘어서며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파손보험 외에도 제조사와 보험사, 핀테크 금융사 등이 분실·파손 보험을 제공하고 있다.스마트폰 보험 가입자 증가 배경에는 휴대폰 가격 상승이 있다. 제조사의 프리미엄 단말기 가격은 출고가 기준 200만원이 넘기도 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보험 가입이유는 ‘수리비가 부담돼서’가 전체 응답자의 81.5%로 가장 많았다.스마트폰 파손보험은 기기별로 가격이 다르게 책정됐다. 고가의 스마트폰에는 더 많은 보험료를 부과하며, 국산폰이 아닌 경우에는 더 비싼 요금을 책정하기도 한다. 자기부담금 부과 형태에 따라 분실·파손 시 금액을 정해놓은 정액형과 손해액의 일부를 부담하는 정률형으로 표기하고 있다.문제는 수리 부담을 덜기 위한 보험 가입이 오히려 더 많은 돈을 지출하는 경우다. 보험료와 자기부담금의 합계가 보험 미가입자가 부담하는 금액보다 많이 발생하기도 한다. 액정 파손사고 1회 발생 기준으로 1년 차에는 90개 상품 중 14개 상품(15.6%)이, 2년 차에는 74개 상품 중 23개 상품(31.1%)이 해당됐다.갤럭시 S21 울트라 기기에 KT 슈퍼안심 보험 고급형 기준 월 5800원을 납부하고 2년 동안 액정 교체를 한번 진행했을 때를 가정했다. 갤럭시 S21 울트라의 액정 교체 비용은 파손 액정 반납기준 27만원이다. 액정 보상금 20만 2500원과 비교했을 때 본인부담금 25%인 6만 7500원과 납부한 보험료 13만 9200원을 더한 금액이 20만 6700원으로 더 크다.잔여 보상한도에 따라 추가로 분실·파손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청구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보험금보다 보험료가 더 많이드는 셈이다. 특히 이런 문제는 중저가 스마트폰에서 더 심각하다. 갤럭시 A32 기준으로 보험료를 2년 납부하고 1회 액정 파손 시, 보험 가입자가 미가입자보다 비용적으로 유리한 상품은 19개 중 5개 뿐이다.통신사에서는 분실·파손 앱을 마련하고, 별도 상담창구를 마련하는 등 피해 구제 절차와 관련 문의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제조사 보험과 달리, 서류 제출과 심사를 통해 보험금을 별도로 신청하고 지급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개통 시기에 판매점에서 제대로 설명을 못 듣고 가입해 보상받을 때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스마트폰 보험을 제공하는 사업자들의 약관에 문제가 있는지, 보험료 산정에 있어서도 적절한지 파악해야 한다”며 “가입자가 합리적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요금 설계가 필요하고, 통신사 외에 사업자가 늘어난 만큼 소비자에게 보험 상품의 가격과 혜택을 비교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