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 트렌드 타고 무알콜 맥주 출시 잇따라日 무알콜 맥주 시장, 4년만에 8000억원대국내 시장도 꾸준히 우상향… 2025년 2000억원대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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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이 태동기를 거쳐 성장세에 접어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홈술과 혼술은 물론, ‘술자리는 참석하고 싶지만 취하기는 싫은’ MZ세대 음주 문화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세법상 무알코올 맥주는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인 경우 논알콜 음료, 전혀 포함되지 않을 경우 무알코올 음료로 구분된다.

    처음 시장이 나온 지 10여년이 지난 무알코올 맥주는 코로나19를 거치며 급변하는 음용 문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홈술과 혼술을 즐기고 취하고 싶지 않은 2030 세대의 트렌드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이네켄이 2030세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무알콜 맥주를 마시는 이유는 ‘술을 마실 수 없는 상황에서 대안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52.4%로 가장 많았다. ‘취하고 싶지 않아서’라는 답변은 43.4%, ‘모임·회식 자리에서 분위기만 맞추고 싶어서’라는 응답도 50.4%였다.

    2012년 13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지난해 200억원으로 성장했다. 전체 맥주 시장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최근 성장세가 이어질 경우 오는 2025년 2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은 이웃인 일본 시장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일본은 ‘술 안 마시는 세대’가 부상하며 무알콜 칵테일과 주류만을 파는 바(Bar)가 등장했다. 아사히·산토리 등 대형 주류업체에서도 논알콜·무알콜 제품들을 선보이며 매출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현재 일본 무알콜 맥주 시장은 4년만에 8000억원대로 성장하며 전체 시장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다. 2012년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한 하이트진로의 ‘하이트제로’는 지난 6월 기준 누적 9500만캔 판매를 기록하며 1억캔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1분기 기준으로도 매출이 145% 늘었으며, 상반기 누적 판매도 전년 동기 81% 증가하면 ‘J곡선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도 논알콜 맥주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알코올 함량이 0%는 아니지만 소숫점 두 자릿수까지 내려갈 정도로 알코올 함량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버드와이저는 최근 알코올 도수 0.05% 미만의 논알콜 음료 ‘버드와이저 제로’를 국내에 출시했다. 호가든도 기존 제품에서 알코올만 추출해낸 ‘호가든 제로’를 선보였고, 하이네켄도 알코올 함량 0.03% ‘하이네켄 0.0’을 선보였다.

    오비맥주의 ‘카스 제로’는 지난해 400만캔의 온라인 판매를 기록했고,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 제품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아직 기존 시장과 비교했을 때 규모가 미미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최근 저당·저칼로리·저도 트렌드가 확산되며 관련 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시장의 경우 태동기를 거쳐 본격적인 성장세에 접어 들고 있는 만큼 수년 내 하나의 주류 카테고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