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보험상품 비교·추천 허용보험업계 우려, 대리점·설계사 철회 시위 진행제한적 허용 VS 종속 우려 이해관계자 대립 팽팽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네이버·카카오가 보험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당 업계와의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규제 완화 정책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보험상품의 가격 비교·추천 서비스를 10월부터 시범 운영한다. 금융위는 8월 신청서를 접수, 심사를 거쳐 10월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는 앞서 금융당국의 제재로 중단한 바 있다. 카카오페이의 보험 비교서비스는 2021년 9월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에 따라 상품 비교가 아닌 ‘중개’ 행위로 파악됐다. 금소법상 별도 허가 없이 서비스할 수 없을뿐더러, 온라인플랫폼은 보험업법상 중개업자 등록이 불가능해 사업할 길이 막혔다.

    이후 네이버와 카카오의 보험 서비스는 기존 비교·분석 위주에서 탈피하는 한편, 확장 방향에 궤를 달리해왔다. 네이버는 제휴사와 협업을 통해 운신의 폭을 넓혔다. 카카오는 크라우드 보험 플랫폼 ‘인바이유’를 2019년 인수하며 대리점을 설립하고 시장에 직접 진출했다.

    네이버는 6월 보험사들과 연계한 보험통합조회 서비스를 출시하고, 지자체에서 무료로 가입한 시민안전보험을 안내하는 등 간접적인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서 디지털 손해보험사 ‘KP보험서비스’를 설립해 직접 상품을 개발, 판매하고 나섰다. 생활밀착형 보험을 비롯해 ▲미니보험 ▲원데이 상품 ▲DIY 보험 등 기존 보험 상품의 보장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상품을 개발한다는 취지다. 카카오페이가 보험 서비스와 상품 판매·중개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명시해 별도의 보험대리점임을 분명히 했다.

    금융당국은 플랫폼 사업자들의 입장을 고려해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일시적·부분적 허용방안을 내놨다. 최대 4년 동안 규제를 면제 또는 유예하는 한편, 상품 범위는 종신보험이나 변액보험 등 구조가 복잡하거나 고액 계약은 제외됐다. 무엇보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마이데이터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비교·분석 서비스만 허용한다는 취지다.

    보험을 직접 판매하는 대리점과 설계사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보험대리점협회를 비롯한 3개 단체는 온라인플랫폼 보험대리점 진출 저지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집회에는 대리점과 소속 설계사 등 200여명이 참가해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 저지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보험대리점 업계가 반대하는 이유는 ▲수수료 추가로 소비자 피해 우려 ▲기존 모집 채널과 갈등 ▲설계사 생존 위협 ▲독과점과 불공정경쟁 우려 등이다. 대리점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보험 영업의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설계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험업계도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빅테크 플랫폼은 접근성 측면에서 보험사 앱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며 “다이렉트 보험 등 각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채널이 아닌 플랫폼을 거치면 수수료가 증가하고 결국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당국이 향후 플랫폼의 금융 분야 사업 확장에 우호적일 것으로 예상돼 갈등은 증폭할 조짐이다. 보험상품의 범위와 영업방식을 확대하고, 플랫폼의 직접 보험상품 개발·취급을 허용하는 등 단계적으로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교·추천 서비스뿐만 아니라 직접 판매까지 한다면 보험업계 전체와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의 영향력으로 인해 배달과 숙박 등 업종에서 갈등이 불거지는 양상을 지켜봐 왔다”며 “보험은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불완전 판매 비율이 높아 대면 영업이 우선시 됐지만, 플랫폼이 본격적으로 진출하면 업계 전체가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