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80만명에게 219억원 보상안 마련공정위 제재, 소비자원 집단분쟁조정 결정 내용 수락크래프톤, 위메이드, 그라비티, 웹젠, 컴투스 등 5개사 확률형 아이템 의혹 게임 업계 맏형 넥슨의 통 큰 결단에 주목… "이용자 신뢰 회복 선례 남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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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이 확률형 아이템 조작으로 피해를 본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80만명에게 통 큰 보상안을 마련했다. 업계 맏형격인 넥슨이 소송이 아닌 타협을 선택하면서 해당 사안에 연루된 게임사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게임 내 확률형 유료 아이템에 관한 집단분쟁조정 결정 내용을 수락했다. 게임 유료아이템 이용자 80만명에게 확률 조작에 따른 피해 보상 명목으로 현금 환급이 가능한 219억원 상당의 넥슨캐시를 주기로 한 것.

    앞서 공정위는 올해 1월 넥슨이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넥슨의 온라인 PC 게임 메이플스토리 내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 확률을 변경하고도 누락하고 알리지 않고, 거짓으로 알린 행위를 문제 삼았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 내 유료로 판매되면서 비용에 상관없이 무작위로 상품이 제공되는 아이템이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게임회사가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면서 아이템 노출 확률을 거짓·과장하거나 기만적으로 소비자를 유인할 경우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소비자원 분쟁조정위는 2021년 3월 4일까지 큐브 2종(레드큐브·블랙큐브)을 구매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집단분쟁조정 신청을 받았다. 이후 집단 분쟁조정에 참여한 메이플스토리 아이템 구매자 5000여 명에게 레드큐브 사용액의 3.1%와 블랙큐브 사용액의 6.6%를 현금 환급이 가능한 넥슨캐시로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넥슨은 보상 권고를 수용하기로 결정했으며, 집단 분쟁조정에 차며하지 않은 이용자까지 보상 범위를 넓혔다. 이에 따른 1인당 평균 보상금액은 약 20만원이며 피해 최고 보상액은 1000만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넥슨의 사례가 소비자원의 집단 분쟁조정 사건 중 역대 최대 보상 규모에 속한다는 점을 주목한다. 이용자들의 신뢰 회복에 중점을 두고 타협이라는 결정을 내렸다는 측면에서다. 이에 확률형 아이템 조사를 받고 있는 게임사들에 미칠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올해 3월 22일부터 게임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를 규정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시행했다. 개정안 시행으로 게임사는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그 확률정보에 대해 원칙적으로 게임물과 인터넷 누리집(홈페이지) 등에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현재 공정위는 크래프톤, 위메이드, 그라비티, 웹젠, 컴투스 등 5개사에 대해 확률형 아이템 조작 혐의를 들여다 보고 있다. 공정위는 이들 게임사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를 '중점조사팀 2호 사건'으로 지정해 조사 중이다. 

    웹젠의 경우 모바일 게임 '뮤 아크엔젤'에서 특정 횟수 뽑기 시도 전까지는 획득 확률이 0%로 설정된 '바닥 시스템'이 존재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라비티의 PC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도 일부 아이템 뽑기 확률은 8배까지 부풀려진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위메이드 역시 모바일 게임 '나이트 크로우'의 원소 아이템을 무작위로 지급하는 상품에 문제가 발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의 이번 보상안 결정에 게임 업계의 좋은 선례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현 정부가 확률형 아이템 규제에 고삐를 죄고 있는 것과도 궤를 같이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