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기차 기업 비야디, 상반기 판매량 테슬라 넘어최근 국내에도 상표 출원,현행 보조금 지급 유리해韓전기차 기술 및 점유율 개선 위한 정교한 제도 필요
  • ▲ 국내 중국산 전기차의 입지가 상용차를 중심으로 빠르게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 국내 중국산 전기차의 입지가 상용차를 중심으로 빠르게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글로벌 점유율 확대에 나서면서 국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9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는 전기차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테슬라를 제치고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상반기 비야디는 64만7000대의 전기차를 팔았는데 이는 전년동기와 비교해 323%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현대차·기아는 24만8000대의 전기차 판매고를 올리며 5위를 기록했다.

    저품질에 대한 꼬리표가 달리며 중국산에 대한 거부감이 높았던 국내시장에서도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급부족 여파로 인한 수입차의 전반적인 판매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중국산만 지난해 상반기 대비 125%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 상용차가 413대에서 1703대로 1년새 312% 늘어나며 증가세를 견인했다. 세부적으로는 중국산 전기화물차와 전기버스가 전년동기 대비 각각 8218%, 195%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기 승용차도 중국산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중국계 브랜드 전기차 및 글로벌 브랜드의 중국 생산모델 수입도 늘면서 전년동기 대비 84% 더 판매량이 늘었다.

    여기에 최근 중국 전기차 1위 기업 비야디의 한국법인이 최근 ‘씰’ ‘돌핀’ ‘아토’ 등 6개 차종에 대한 상표를 출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이 유력하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긴장감이 나오는 이유다.
  • ▲ 비야디, 니오 등 중국업체의 상품성도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비야디의 전기차'당(唐) EV'ⓒ연합뉴스ⓒ
    ▲ 비야디, 니오 등 중국업체의 상품성도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비야디의 전기차'당(唐) EV'ⓒ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중국산 자동차가 더 이상 ‘싸구려’ 이미지가 아닌 높은 상품성과 합리적 가격, 다양한 차종 등 시장 경쟁력을 갖췄다는 분석이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론칭한 중국 전기차를 보면 품질이나 가격을 보면 중국산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비야디, 니오, 샤오펑 등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상품성이 높은 모델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가성비를 중심으로 중국차를 판단하는 시기는 지났다”고 설명했다.

    국내 보조금 제도가 중국산 자동차의 경쟁력을 더 높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행 제도는 국산 외산의 차등 없이 ‘판매가격’만이 보조금의 지급 기준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5500만원 미만이면 보조금 전액을 받을 수 있다. 중국산 전기차는 상대적으로 출시가가 저렴하고 차종이 다양해 보조금을 받기 유리할 수 밖에 없다.

    반면 해외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조건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까다롭다.

    중국정부는 '신에너지차 권장 목록' 등을 활용해 에너지 밀도, 배터리 종류, 구동모터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는 자국 전기차를 우회적으로 우대하는 제도로도 활용될 뿐만 아니라 중국 배터리 기술 발전의 촉진제로도 꼽힌다.

    얼마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도 전기차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북미산 배터리 핵심광물을 사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전기차 보조금 제도는 전기차 보급 확대만을 보고 만들어진데 반해 중국이나 미국은 이보다 제도가 훨씬 정교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단순히 전기차 자체만이 아니라 배터리 등을 폭넓게 고려해 보조금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