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육박 예적금으로 이동조달 코스트 상승-대출 제한 악순환 우려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시중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이 급격히 빠지고 있다.

    예적금 금리가 4%에 육박하자 너나없이 갈아타기를 하기 때문이다.

    7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지난달에만 13조7308억원이 빠져나갔다.

    요구불예금은 은행의 조달비용을 줄여주는 핵심으로 포트폴리오의 중심이었다.

    금리도 그간 0.1%대 수준에 그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금리인상기 3~4%대의 정기예금이 등장하자 저원가성 자금들이 예적금으로 몰리고 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729조8206억원으로 한달새 17조3714억원이 늘었다. 정기적금도 6060억원이 증가했다. 

    앞으로도 예적금 금리 인상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요구불 예금의 감소세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자장사' 논란 속에 예대금리차 공시가 시작되자 은행들은 수신 금리를 올려 비난 공세에 대응하고 있다.

    7월기준 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33%로 이미 농협과 신협, 새마을금고 예금금리를 웃돌았다. 

    우리은행의 우리 WON플러스 예금의 최고금리는 연 3.6%고,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 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의 최고금리는 3.4%다. 

    문제는 은행의 저원가성 예금 감소는 결국 조달비용을 올리고 위험가중자산 증가를 불러 대출자들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은행들은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하자 가계대출을 줄이는 추세다. 조달 비용 상승을 가격(대출금리)로 전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 대비 9857억원 감소한 696조4509억원으로 집계됐다. 5~7월에도 매달 조 단위로 줄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채가 오르는 형편에 저원가성 예금 비중 마저 급격히 낮아지자 대출도 제한하는 분위기"라며 "유동성 등 금융안정위험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