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간부 100명만 참여키로농협도 불참… 파업동력 차질 불가피금노 "총파업 예정대로"
  • ▲ 지난달 23일 저녁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한국노총 주최로 서울-경기지역 전국금융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가 열렸다.ⓒ뉴데일리
    ▲ 지난달 23일 저녁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한국노총 주최로 서울-경기지역 전국금융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가 열렸다.ⓒ뉴데일리
    농협에 이어 우리은행도 오는 16일 예정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의 총파업에 불참하기로 했다.

    노조 간부를 제외한 일반 직원들은 모두 정상근무하도록 결정했다.

    대형 지부의 파업 불참이 잇따르면서 총파업 동력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리은행 노조 관계자는 14일 “금융노조 총파업에 노조 간부 100여명 정도만 참석하기로 했다”며 "일반 조합원들은 모두 정상근무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 전체 노조원이 9500여명인 점을 고려하면 파업 참석률은 1% 남짓인 셈이다.

    앞서 조합원이 1만명이 넘는 농협도 노조 간부 100여명만 총파업에 참여하기로 결의했다.

    대형 지부인 농협과 우리은행의 파업 불참에 따라 16일 금융노조 총파업 참여 인원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이미 금융권 안팎에서는 총파업에 대한 반감과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평균 연봉이 1억원에 달하며 ‘귀족 노조’라 불리는 상황에서 임금인상과 근무시간 단축 등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여론은 싸늘하다.

    금융노조는 △임금 6.1% 인상 △주 36시간(4.5일제) 근무 △점포 폐쇄 중단 △공공기관 혁신안 폐기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 개선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 계획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은행의 역대급 실적을 근거로 임금인상을 요구하지만 호실적은 은행 경쟁력 보다는 기준금리 인상이 이끌었다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시선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전반적인 민생경제가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해 노조 전임자들 위주로 참가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며 “이번 총파업이 금노 지도부의 업적 쌓기에 이용되는 게 아니냐는 비판론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연말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있으며, 재출마가 유력한 박홍배 위원장이 파업을 주도하고 있다. 

    한편 금융노조가 요구하는 공공기관 혁신안 폐기와 산업은행 부산 이전 계획 철회는 사측 대표기구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결정할 수 없는 사안으로 파업 명분을 위한 구호성 주장이라는 비판론도 일고 있다.

    금융노조는 농협과 우리은행의 파업 불참 결정에도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 앞에서 '9·16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열어 파업 강행을 선언할 예정이다. 

    파업집회는16일 오전 10시 광화문에서 열리며 이후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인 삼각지역까지 행진할 계획이 잡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