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미성년자 증여 2.3조, 2배이상↑…손자녀 직접증여도 1조 달해

지난해 미성년자에 대한 증여액은 2조3504억원으로 전년대비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으로 치면 1억1351만원을 증여받은 셈이다. 

국회 고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14일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미성년자 증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성년자 증여 인원은 2만706명, 증여액은 2조3504억원으로 2020년 1만56명·1조617억원보다 인원은 106%, 증여액은 121% 각각 늘었다. 

미성년자 증여는 2017년 7861명·1조278억원에서 2018년 9708명·1조2579억원, 2019년 9368명·1조1764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기준 미성년자 증여재산 종류를 살펴보면 토지나 건물 등 부동산이 8851억원으로 전년 3703억원 대비 139% 급증했다. 예금 등 금융자산 증여도 8086억원으로 전년 3770억원 대비 115% 늘어났으며 주식은 5028억원으로 전년 2604억원 대비 93% 증가했다. 

부모를 건너뛰고 조부모가 손자녀에게 바로 증여하는 세대생략 증여도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생략 증여 규모는 2017년 3377명·5723억원이었으며 2018년 3682명·6858억원, 2019년 3905명·6094억원, 2020년 4105명·5546억원, 2021년 7251명·1조117억원으로 지난해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기준 세대생략 증여 재산을 살펴보면 부동산이 4447억원으로 전체의 44%를 차지했으며 예금 등 금융자산이 3581억원(35%), 주식이 1627억원(17%)을 차지했다. 

연령별로 보면 나이가 어릴수록 세대생략 증여의 비율이 높았다. 만 6세 미만 미취학 아동에 대한 증여액은 3488억원이었으며 초등학생은 3388억원, 중학생 이상은 2166억원이었다. 연령이 낮을수록 세대생략 증여를 조기 증여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고 의원은 지적했다. 

세대생략 증여는 부모를 건너뛰고 손자녀에게 바로 증여하기 때문에 증여세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부의 대물림이라는 지적에 따라 증여세의 30%를 할증해 과세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는 미성년자의 경우 증여재산이 20억원을 초과하면 40%를 할증해 과세하고 있다. 

고 의원은 "미성년자 증여와 세대생략 증여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며 "현행 세대생략 할증과세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부유층의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경제활동 능력이 없는 미성년들이 자기 돈으로 제대로 증여세를 납부했는지, 자금출처나 증여세 탈루 여부에 대해 꼼꼼히 들여다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