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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바다에서 우주까지… 대우조선 인수로 '방산·에너지' 최적화

2조원 규모 유상증자로 지분 49.3% 확보11월 말 경 본계약 체결 목표

입력 2022-09-26 16:29 | 수정 2022-09-26 16:34

▲ ⓒ한화그룹

한화그룹이 14년 만에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다시 나선다. 그룹의 핵심역량을 글로벌 톱티어인 대우조선해양의 설계‧생산 능력과 결합해 조기 흑자전환은 물론 방산과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 글로벌 메이저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 2008년 대우조선 인수 좌절 후 14년 만에 재도전

26일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과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입찰과 실사, 해지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산은)과는 향후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기본합의서에 함께 서명했다. 

이번 거래가 이뤄지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각각 1조원과 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또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4000억원, 한화에너지의 자회사 3곳이 각각 1000억원 등 모두 6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투자사들은 상세 실사 뒤에 공정한 경쟁을 거쳐 최종 인수자로 선정되면 올해 11월말경에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화그룹은 지난 2008년 대우조선해양 공개 경쟁입찰에 참여, 포스코와 현대중공업, GS, 두산 등 유수의 기업들을 제치고 그해 10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시 한화는 플랜트 부문과 건설 부문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겨냥, 인수가로 6조3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그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촉발된 자금난과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반발이 한화의 발목을 잡았다. 한화는 인수대금 완납 방식을 분납으로 바꿔달라 요청했지만 산은은 업무협약(MOU) 당시 세웠던 원칙을 고수하면서 한화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듬해 1월 한화의 우선협상자 자격은 박탈됐고, 대우조선 매각작업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지지부진했던 대우조선 민영화 작업은 국내 조선업계가 2018년부터 극심한 불황에 빠지면서 본격 재논의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한국조선해양이 대우조선을 인수, 국내 조선산업을 ‘빅2’로 재편하려는 계획을 세웠지만 올해 1월 유럽연합(EU)의 반대로 양사합병이 3년 만에 최종 불발된 것. 

이후 올해 초부터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주체로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산은이 대우조선해양 매각방안과 관련 분리매각을 언급한 가운데 한화그룹이 잠수함 등 특수선(방산부문)에 관심일 가질 것이란 관측이었다. 

▲ ⓒ뉴데일리DB

◆ 육해공 아우르는 종합 방산업체로 재도약…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 구축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성사되는 경우 방산 부문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한화그룹은 최근 방위산업을 미래 먹거리의 축으로 꼽고 대대적인 사업재편에 나선 상태다.

앞서 지난 7월에는 한국형 록히드마틴을 표방하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디펜스, ㈜한화 방산부문을 합병하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 한화디펜스를 흡수하고, ㈜한화에서 물적 분할 한 방산부문까지 합병하는 방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방산 톱10’으로 키워내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여기에 잠수함 등을 생산하는 대우조선의 특수선 사업부까지 합쳐진다면 육해공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 방산업체로서의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기존의 우주, 지상 방산에서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추고 유지보수(MRO) 시장에도 본격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중동, 유럽, 아시아에서의 고객 네트워크를 공유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의 무기체계는 물론 대우조선의 주력 방산제품인 3000톤(t)급 잠수함 및 전투함의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대우조선에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 확보한 미래 방산 기술을 민간상선에 적용할 수도 있다. 전투체계(CMS)를 대한민국 해군 함정에 사실상 100% 공급하고 있는 한화시스템의 해양첨단시스템 기술이 대우조선의 함정 양산 능력과 결합되면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 개발역량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동시에 한화그룹은 글로벌 그린에너지 메이저로 자리 잡겠다는 목표다. 특히 최근 가격이 급등한 액화천연가스(LNG) 분야에서도 대우조선해양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생산 및 발전사업과 한화임팩트의 수소혼소 발전기술, ㈜한화의 에너지 저장수단으로서의 암모니아 사업 등을 대우조선의 에너지 운송사업과 연결하면 ‘생산-운송-발전’으로 이어지는 그룹사의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도 새롭게 구축할 수 있다. 

아울러 대량 생산을 통해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시현할 수 있을 만큼 외연을 넓히고, 향후 호환되는 제품끼리 패키지 판매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제품을 내놓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과거 인수작업에 나선 경험이 있어 다른 기업보다 대우조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화가 방위산업을 포함해 상선, 에너지 분야까지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되면서 방산과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가영 기자 young@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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