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동양·푸본·흥국생명 등유동성 우려에 역마진 감내채권투자로 상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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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 상승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생명보험사들이 잇따라 4%대 저축보험을 출시하고 있다. 

    가장 먼저 4%대 저축보험을 출시한 곳은 푸본현대생명이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달 4%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MAX 저축보험 스페셜'을 출시했다. 5000억 원이 한도인 해당 상품은 3일 만에 완판됐다.

    한화생명도 지난 13일 '내맘 쏙 저축보험'을 선보였다. 연 4% 고정금리로 일시납 후 5년 만기로 확정 수익을 제공한다.

    흥국생명은 4.2%의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 판매) 전용 '다사랑저축보험2210'을 출시했고 동양생명도 지난 22일 4.5% 확정금리 '무배당 엔젤더확실한저축보험'을 내놓았다.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판매되는 5년 만기형 일시납 상품이다.

    보험사들은 새 회계기준(IFRS17) 시행에 따라 저축성보험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려왔다. 내년부터 도입되는 IFRS17은 만기 시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저축보험을 부채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올해 초 생보사들의 저축성보험 금리는 연 1~2% 수준이었지만,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저축성보험 금리는 약 10년 만에 4%를 넘었다.

    저축보험은 보험료를 납부하고 만기 시 납부액과 이자가 더해진 보험금을 받는 상품으로 은행 정기 예·적금에 사망보장 등 보험 성격이 더해진 상품이다.

    통상적으로 만기가 도래하기 전 가입자가 사망하는 경우 납입금액의 약 10%를 추가 지급한다. 10년 이상 보유하면 비과세 혜택도 있다.

    저축성보험 금리는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21일(현지시각)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됐다. 한국은행은 빅스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보험 금리가 오르는 것은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가 3%대로 훌쩍 뛰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중 금리가 가장 높은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의 경우 1년 만기 상품의 금리가 연 3.82%이다. 우대금리를 모두 받을 경우 금리가 연 3.89%로 올라간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도 12개월 만기 상품의 금리는 최고 3.85%까지 제공한다. 이외에도 국민은행·하나은행·IBK기업은행 등에서도 3%대 중후반 금리의 상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IFRS17에서 저축보험을 부채로 인식하지만, 금리 인상 기조에 맞는 상품을 출시한 것"이라며 "시장금리는 물론 은행 예적금 금리도 올랐는데 저축보험 금리만 낮으면 고객이 찾지 않으니 저축보험 금리가 같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고 전했다. 

    보험료를 일시납으로 받고 있어 회계상 자산으로 인식돼 규모의 경제 성장이 가능하고 만기가 짧아 회사 측에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조건이라고 부연했다. 

    일각에서는 저축보험 금리가 올라갈수록 이차역마진 우려가 높아진다고 지적한다. 이차역마진이란 보험 계약자에게 약속한 만큼의 이자를 투자 수익으로 확보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생명보험업계 전체 운용자산이익률은 3.3%에 불과하다. 운용자산이익률은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받은 보험료로 투자해 벌어들인 수익률을 말한다. 

    저축보험의 금리가 4%대인 경우 약 1%p의 이차역마진이 우려되는 것이다.

    관계자는 "금리상승으로 채권금리 급등하고 있다"면서 "채권에 투자하면 안정적으로 단기 성과가 날 수 있어 역마진 우려는 크게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