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증권업종 지수 531.52…2년 2개월여 만에 최저치올해 주요 증권사 주가 하락…한화證 60% 이상 폭락거래대금 및 이자수익 감소…3분기 실적쇼크 불가피 전망
  • 국내 증시가 미국발 긴축 움직임에 연일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증권주 또한 맥을 못 추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분간 증권주의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KRX 증권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82포인트(3.94%) 하락한 531.52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 2020년 7월 14일(524.81포인트) 이후 2년 2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KRX 증권지수는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포함된 증권업 대표 지수다. 해당 지수는 이달 들어 11% 이상 하락하며 지난달 26일(종가 605.37) 이후 60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코스피가 약세를 보이면서 증권주 주가도 부진한 흐름을 그대로 반영하는 모습이다.

    실제 주요 증권사들은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연초 대비 60% 이상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밖에 유안타증권(-38.6%), 한국금융지주(-37.8%), 미래에셋증권(-29.6%), NH투자증권(-26.2%), 키움증권(-26.2%), 대신증권(-21.9%), 메리츠증권(-20.7%)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증권주가 하락하는 이유는 증시가 부진한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자이언트스텝이 이어지면서 주식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증권사들은 올해 들어 상당히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지난 2분기 국내 58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8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2.5% 감소했다. 

    3분기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올 3분기에도 주요 증권사들이 20~40% 안팎의 실적 하락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초 하반기에는 다소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속수무책인 시장에 무너지는 분위기다.
  • ▲ ⓒ교보증권
    ▲ ⓒ교보증권
    전문가들은 최근과 같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은 다소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증시 거래대금이 감소, 이로 인한 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수료와 이자수익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증권사의 보유 채권 평가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그나마 선방 요인으로 꼽혔던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침체 리스크도 높아지고 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지수가 코스피지수를 밑돈 이유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전 세계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급등하면서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라며 “향후 금리상승에 따른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무엇보다 미국이 당분간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다는 발언을 한 이후 시장 변동성이 더 높아졌다”라고 분석했다. 

    국내 증권사의 영업환경은 내년에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과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주식시장 및 부동산시장에서도 거래감소 및 가격하락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과거 대비 질적·양적으로 좋아진 증권사 자본력과 시장 유동성 감축도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내년 국내 증권사 실적은 과거 경제 위기 때보다는 나쁘지 않을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