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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대우조선 인수에 따른 재무적 부담은?

매각가 2조원 조달 ‘청신호’… 계열사 현금흐름 풍부대우조선 정상화 비용 및 투자 계획 등은 변수 자금 조달 여건 녹록지 않아… 추가 부실 가능성도

입력 2022-09-27 14:23 | 수정 2022-09-27 15:06

▲ ⓒ뉴데일리DB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공식화한 가운데 재무적으로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상태인 데다 자체적인 투자계획도 산적해 있어서다. 한화는 2008년에도 자금난으로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실패한 바 있어 재무 여력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유상증자 방식으로 2조원을 투입,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2조원 매각 가격은 증권 발행 공시 기준에 따라 기준 주가에서 10% 할인해 계산된 금액이다. 

계열사별 투자금액을 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조원(지분율 24.7%), 한화시스템 5000억원(12.3%), 한화임팩트파트너스 4000억원(9.9%),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2.5%) 1000억원 등이다.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에는 주식회사 에스아이티(SIT), 한화에너지 싱가폴(Hanwha Energy Corporation Singapore Pte. Ltd.), 한화에너지 일본(Hanwha Energy Corporation Japan) 이 포함됐다. 

한화그룹은 사업 성격이 유사한데다 자금 여력이 있는 회사를 동원해 투입 자금을 마련한다는 설명이다. 한화임팩트와 한화에너지가 아닌 이들의 자회사들이 투자에 참여하는 이유다. 

한화가 과거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참여했을 때보다 매각 가격이 크게 줄어들면서 인수대금 마련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8년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진행할 당시 기업가치는 6조~8조원 가량으로 추산된 바 있다. 

한화그룹은 유상증자 등 별도의 자금조달 없이 보유현금 등을 활용할 예정이다. 계열사별로 보면 우선 가장 큰 금액을 투입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수출 선수금과 잉여현금활용을 통해 인수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상반기 말 현재 약 3조9000억원의 해외 잔고를 보유하고 있고, 지난달 폴란드로부터 3조2000억원의 수주계약을 달성하는 등 선수금을 통한 영업현금 조달능력이 높은 편이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1043억원, 1년 내 현금화 할 수 있는 유동자산도 6조6000억원에 달해 1조원 투입에는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을 투자하는 한화시스템 또한 올해 상반기 현금 및 현금성 자산 1조1867억원, 유동자산 2조2134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이 가운데 5000억원은 무리 없이 조달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 투자자금 5000억원은 신사업 투자를 위한 유상증자 자금의 잔여금액과는 별개다.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의 반기기준 유동자산은 에스아이티 552억원, 한화에너지 싱가포르 5950억원 등이다. 이 또한 1000억원 조달은 무리 없는 수준이다. 한화임팩트의 100% 자회사 한화임팩트파트너스는 투자한 회사들로부터 받은 배당을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인수 대금은 무리없이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다만 문제는 인수 이후다.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건전성 회복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신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그룹 차원의 지속적인 투자가 예정돼 있어서다. 최근 국내외 경영 환경이 금융위기에 버금갈 정도로 악화하면서 재무부담을 경계하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한화그룹 비금융 부문(단순합산 기준) 부채비율 217.8%, 차입금의존도 35.7%를 기록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상반기에만 5696억원의 손실을 냈다. 총부채는 10조4740억원에 달하고, 이에 따른 부채비율은 676.5%에 달한다. 경영정상화를 위해 적지 않은 금액이 투입돼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한화그룹은 2026년까지 에너지, 탄소중립, 방산, 우주항공 등 국내외 37조6000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채권단은 거래종결 이후 5년간 기존 금융지원 유지와 영구채 조건 변경을 통해 이자 부담 경감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마냥 낙관하기는 어렵다. 세계적 경기 둔화와 금리 급상승 등 자금 조달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점에서다.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영구채 처리방안도 쟁점이다. 2조3000억원의 영구채는 현재 1%대 금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년부터 금리인상 조건이 발효된다. 미국 금리 상승에 따라 국내 금리도 함께 오르고 있어 현재 수준의 금리가 유지될지도 의문이다. 

이 밖에 대우조선해양의 발주처와의 소송, 러시아 프로젝트, 드릴십 등 추가 부실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방산으로 사업재편을 하면서 재평가 기대감이 높았으나 대우조선해양 실적이 연결로 반영되는 내년부터 실적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이슈는 영구채 처리와 각종 우발채무에 대한 매도인의 보장범위 등”이라며 “발주처와의 소송, 러시아 프로젝트, 드릴십 등과 관련해서도 향후 추가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해 “충분한 검토 후 진행하는 것이라 (재무부분에) 무리가 없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가영 기자 young@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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