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4 출시 효과 3분기 영업익 4천억 전망매출 비중 70% 이상 애플… 사실상 '잠재적 위험' 전장사업 부진 지속 불구 FC-BGA 투자 소극적
  • ▲ ⓒLG이노텍
    ▲ ⓒLG이노텍
    LG이노텍이 최근 애플의 아이폰 호조에 힘입어 연일 최대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하지만 애플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는 잠재적 위험이라는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 여기에 전장과 기판 등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사업에 대한 투자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올 3분기 매출 4조4454억원, 영업이익 407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1%, 21.4% 증가한 수치다.

    LG이노텍은 지난 상반기에도 매출 7조6543억원, 영업이익 65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1%, 31.7% 성장하며 올해도 최대 실적 갱신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의 실적은 카메라모듈 사업이 이끌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가 몰락한 이후 아이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면서 LG이노텍도 덩달아 호황기를 맞았다. LG이노텍은 애주로 애플의 최상위 스마트폰 모델인 '아이폰 프로' 시리즈에 후면 카메라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 비중이 심화되면서 그만큼 향후 사업에 대한 리스크도 비례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LG이노텍은 전체 매출 중 애플 비중이 70% 이상에 달한다. 사실상 아이폰 판매가 LG이노텍 실적에 직결되는 구조다.

    지난해의 경우 주요 경쟁사인 중국 오필름이 인권 침해 이슈로 애플 공급망에서 제외된 데다 일본 샤프도 코로나19 여파로 일부 공장의 생산이 중단되면서 LG이노텍이 수혜를 받기도 했지만, 반대로 애플이 공급망을 늘리거나 아이폰 판매량이 부진하면 LG이노텍도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일본 닛케이아시아는 "LG이노텍의 눈부신 매출 성장은 잠재적인 위험을 안고 있다"며 "애플은 중국 오필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카메라모듈 공급처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LG이노텍이 애플로부터 계속해서 대규모 주문을 받을 보장이 없다는 뜻"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LG이노텍은 아이폰 호황에 따라 카메라모듈 관련 투자에 집중하는 반면 다른 사업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LG이노텍이 올 상반기 집행한 투자 금액 1조634억원 중 광학솔루션사업에만 절반 이상인 6223억원에 달했다. 기판소재와 전장부품은 1167억원, 100억원에 그쳤다. 나머지는 LG전자의 구미 A3 공장 인수에 사용됐다.

    특히 LG이노텍은 올 초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사업 진출을 밝혔지만, 후발 주자임에도 투자액은 4130억원에 불과했다. LG이노텍은 추후 단계적으로 추가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지만, 같은 시기 삼성전기가 2조원에 육박하는 투자를 단행한 것과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LG이노텍의 기판소재사업 매출 비중이 1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수치로 올라오기까지 상당 시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전장부품사업은 정철동 사장 취임 이후 수주 건전성 제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음에도 완성차 시장의 부진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뚜렷한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의 지나친 애플 비중은 '양날의 검'"이라며 "리스크 축소를 위해서는 포트폴리오 확대가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LG이노텍이 신사업으로 키우겠다는 FC-BGA는 고부가 제품보다는 일반 사양의 제품일 것으로 보인다"며 "또 초기 투자비용을 감안할때 외형 확대를 이룰때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