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G80… 전기차·SUV, 사고 대차 업그레이드

교통사고 피해 시 보험사에서 받을 수 있는 대차료(렌트비) 산정 기준이 합리화된다. 친환경 차량 및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 보급 확대를 반영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29일 엔진 배기량을 주로 고려하는 현행 내연기관 세단 차량 중심의 자동차보험 대차료 지급 기준을 친환경차 보급과 SUV 선호 현상 등 자동차 환경 변화에 맞춰 개선해 다음달 1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대차료란 자동차 사고 시 수리기간 다른 자동차를 렌트하는 비용을 말한다. 보험사는 약관에 따라 배기량과 연식이 유사한 동급 차량의 대여자동차 중 최저 요금을 대차료 기준으로 삼는다.

기존 자동차보험 대차료 지급기준은 주로 엔진 배기량을 기준으로 설정돼 변화된 자동차 환경과 동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포르쉐 타이칸 등 고출력 전기차의 경우 높은 차량가액에 비해 대차료가 낮게 산정돼 소비자 민원이 증가하기도 했다.

우선 전기차 배터리 출력이 390kw 이상인 차량에 대해서 내연기관의 초대형(배기량 3.5ℓ 수준) 차량 기준에 해당하는 구간을 신설하기로 했다.

포르쉐 타이칸(390∼560㎾), BMW i4 M(400㎾), 아우디 e-트론GT( 390㎾), 테슬라 모델X(500∼895㎾), 테슬라 모델(500∼895㎾) 등 배터리 출력이 390㎾ 이상 차량은 G80 3.3이나 K9 3.3 등의 내연기관 차량에 부합하는 대차료를 지급받게 된다.

이전 대차료 지급 한도는 그랜저·K7 2.2ℓ 등급에 불과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추가된 배터리 용량을 고려해 동일 모델의 내연기관 차량 기준으로 대차료를 산정했다.

싼타페 1.6ℓ 하이브리드 차주가 사고난 경우 기존에는 동일 배기량 세단인 아반떼 1.6ℓ 기준으로 대차료를 받았다면 앞으로는 싼타페 2.2ℓ 기준의 대차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다운사이징 엔진 차량은 동일 모델의 일반엔진 차량 기준으로 대차료를 산정 받는다. 다운사이징 엔진이란 배출가스 규제 등을 만족하기 위해 출력은 유지하되 배기량을 줄인 고효율 엔진이다. 

다운사이징 엔진을 탑재한 K5 1.6ℓ 차주는 사고 시 아반떼 1.6ℓ 대신 K5 2.0ℓ 기준 대차료를 받을 수 있다.

SUV는 동급 SUV 기준 최저 대여요금을 한도로 대차료를 지급받는다. SUV인 코나 1.6ℓ 차주는 아반떼 1.6ℓ 기준 대차료(하루 7만원)를 받았지만, 앞으로는 코나 1.6ℓ 기준의 대차료(하루 11만원)를 받는 것이다.

금감원은 개선된 산정 기준을 12개 자동차보험사의 대차료 관련 실무 보상지침에 반영토록 할 방침이다.

친환경차 등 일부 차량의 경우 대차료 산정 시 배기량뿐만 아니라 차량 성능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4분기 중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상 대차료 지급기준을 명확히 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대차료 개선방안을 반영한 질의응답 자료를 금감원 홈페이지 자주하는질문(FAQ) 게시판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어 "친환경 차량 및 SUV 차량에 대한 합리적인 대차료 지급기준 마련으로 해당 차량을 소유한 소비자의 권익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