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美CPI 예상치 상회…지속되는 증시 불안감

9월 미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금리인상 압박이 커졌다.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의 고강도 긴축 기조가 지속된 가운데 증시는 고물가와 경기 침체 압력을 받으며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2%를 기록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8.1%)를 상회했다. 전월(8.3%)보다는 0.1%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8%대 초고물가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전달과 비교한 CPI 상승률은 0.4%로 예상(0.2%)과 전월치(0.1%)를 상회했다. 렌트·주거·호텔·교육·항공·자동차 보험의 가격이 올라 전반적인 물가 상방 압력은 여전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휘발유 가격은 크게 떨어졌고 중고차·트럭·의료 비용도 하락했다.

근원 CPI 상승률은 전월비 0.6% 전년비 6.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82년 이후 40년 만의 최대치 경신이다. 

근원 CPI는 물가의 추세적 움직임을 가늠할 수 있어 중앙은행 및 시장 등이 모두 주목했던 지표다. 때문에 여전히 물가 추이가 아직 진정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커지고 있다. 

시장의 예상치보다도 높은 물가상승세가 지속됨으로써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고강도 긴축 기조를 더욱 공고히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내달 초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자이언트스텝(한번에 75bp 금리 인상)을 밟을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이다. 

실제 CPI 발표 직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연준이 11월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가능성은 95.8%로 올랐고, 12월에도 자이언트스텝을 이어갈 가능성이 61.3%로 나타났다. 일부는 연준이 내달 울트라스텝(한번에 100bp 인상)을 밟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수치상 피크아웃은 본 것 같지만 물가는 절대적으로 높고, 둔화되는 경로가 너무나 완만해서 연준의 목표 2%는 먼 얘기인 것처럼 들린다"면서 "유가도 변수지만 연준의 통제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면 금리 인상 만한 수단이 없는 셈이다. 그마저도 그저 그런 인상은 시장이 계속 소화시키다 보니 '거친' 인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금융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미 노동부 발표 후 급락했던 뉴욕 증시 주요 지수는 2%대 급반등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상승 마감에 성공했다. 

간밤 불어온 뉴욕 증시 훈풍은 국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상승 출발한 코스피는 오전 10시20분 현재 전일 대비 2.1% 상승한 흐름을 이어가며 2200선을 회복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미 대부분의 악재는 반영됐다"며 "최근 시장의 극단적인 변동성 장세로 인해 급증한 숏포지션들의 숏커버링 물량 유입과 함께 기술적 저가매수 신호에 따라 수급상 상방 요인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반등은 불안한 반등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경기침체 우려가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S&P 지수 등락 폭은 지난 2020년 3월 이후 2년7개월 만에 가장 컸다.

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산업콘퍼런스에서 "연착륙이 달성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심각한 침체가 발성할 경우 증시는 20∼30%가량 더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제이미 다이먼은 "미국이 6~9개월 내 침체에 빠질 수 있다"며 S&P500이 20%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찰스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전략가는 "아마 인플레이션이 상승의 마지막 순간에 도달했고 지금부터는 둔화하기 시작할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투자자들은 더 많은 물가 지표와 실적을 소화하면서 증시 변동성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