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11월까지 4회 연속 0.75%p 금리인상 유력미국과의 금리 역전현상 확대한국은행, 11월 기준금리 0.5%p 인상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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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시 한 번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10월에 이어 11월까지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빅스텝'을 연속으로 밟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8.2%를 기록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8.1%)를 상회하는 수치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9.1%로 정점을 찍은 뒤 3개월 연속 둔화됐으나, 여전히 8%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거비, 식료품, 의료비 등이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고물가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이 11월은 물론,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0.75%p씩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미국의 정책금리는 3.00~3.25%로, 연준은 지난달 공개한 점도표를 통해 연말 금리 수준을 4.4%, 내년 최종금리를 4.6%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시장에서는 연준이 11월에는 금리를 0.75%p 올리고, 12월에는 0.5%p 인상하는 흐름이 유력할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9월 물가가 치솟는 등 쉽사리 잡히지 않으면서 연준이 금리인상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주요 외신은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월 물가상승률이 불편할 정도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연준이 11월에 0.75%p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연준이 내년 초까지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금리를 높일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대응은 향후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2일 물가와 환율 안정이 시급하다는 이유로 기준금리를 연 3%로 0.5%p 인상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당분간 금리인상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11월 빅스텝(0.5%p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어느 방향으로 갈지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9월 미국 CPI가 어떻게 될지, 연준이 11월 FOMC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의 정책금리 역전 폭을 일정 수준 내로 유지하려면 한국은행도 11월까지 연이어 기준금리를 0.5%p 올려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미국의 정책금리가 높아져 한·미 금리격차가 크게 벌어질 경우 원화 가치가 평가절하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한국은행의 추가 0.5%p 금리인상 여부와 최종금리 수준은 연준의 향후 경로가 결정할 것"이라며 "연준의 11월 0.75%p 인상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연말 기준금리를 4.5% 이상으로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