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원 해고에도 건재한 오너 가족회사 대선건설, 세양월드푸르밀 매각·청산 아닌 사업종료… 보유 토지만 수백억원 규모 향후 푸르밀 문래사옥 등 개발 주도할 가능성도 거론
  • ▲ 신동환 푸르밀 대표가 지난 2020년 1월 배우 하지원 팬사인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는 모습.ⓒ뉴데일리DB
    ▲ 신동환 푸르밀 대표가 지난 2020년 1월 배우 하지원 팬사인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는 모습.ⓒ뉴데일리DB
    푸르밀의 사상 초유의 전직원 해고 통보 사태에도 불구하고 푸르밀 오너의 개인 기업들은 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 대선건설과 양식 및 도소매 기업 세양월드가 그 주역이다. 푸르밀의 사업 포기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운영은 지속되리라는 것이 푸르밀 안팎의 시각이다. 

    오히려 푸르밀의 이례적인 사업종료 이후 다른 가족회사의 역할이 커지리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19일 푸르밀 등에 따르면 오너일가 개인 기업인 세양월드와 대선건설은 현재까지 정상 운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기업은 모두 서울 문래동 푸르밀 사옥의 공간을 임대해 쓰고 있다. 현재 푸르밀의 사옥에는 대선건설과 호정무역의 간판이 함께 붙어있다. 호정무역은 현재 청산된 법인으로 사실상 세양월드의 전신이다.

    이들은 모두 신준호 푸르밀 회장 일가의 가족기업으로 전해진다. 대선건설은 신 회장의 딸 신경아 푸르밀 이사가 지분 72.62%를 보유한 기업으로 신 회장과 그의 부인 한일랑 씨도 각각 지분 21.90%, 5.48%를 가지고 있다. 

    세양월드의 지분구조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푸르밀의 특수관계자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역시 오너일가 가족기업으로 추정된다. 현재 신 회장의 장남 신동환 푸르밀 대표이사가 대표를 맡고 있으며 여동생 신 이사가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금까지 대선건설과 세양월드는 신 대표 남매가 푸르밀의 지분을 승계하기 위한 지렛대가 될 것으로 예상돼 왔지만 푸르밀의 사업종료 선언 이후에는 상황이 변했다. 사실상 푸르밀이 존속될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푸르밀은 지난 17일 사내 이메일을 통해 350여명의 전 임직원에게 해고를 통보한 바 있다. 매출감소와 누적된 적자가 명분이었다. 하지만 그 방식이나 절차에 대한 의문점은 적지 않다. 
  • ▲ 신동환 푸르밀 대표가 지난 2020년 1월 배우 하지원 팬사인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는 모습.ⓒ뉴데일리DB
    푸르밀은 누적된 적자로 인해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507.4%에 달하지만 보유한 자산도 866억원 규모에 달한다. 특히 푸르밀이 보유한 토지는 장부가 기준 273억원에 불과하지만 공시지가 기준으로는 472억원으로 훌쩍 상승한다. 공시지가의 괴리를 고려하면 실거래가는 800억원 이상이 되리라는 전망도 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신 회장 일가가 매각이나 청산 대신 사업종료를 택한 배경에 이들 가족회사가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임직원이 모두 해고된 이후 가족 회사를 통해 푸르밀의 자산을 활용하지 않겠냐는 추측이다. 

    대표적으로 푸르밀이 보유한 서울 문래동 사옥은 2호선 문래역 인근으로 초등학교와 담을 마주하고 있어 개발 차익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공교롭게도 대선건설은 지난해 분양 수익을 올리지 못하면서 매출이 11억원 수준으로 떨어진 바 있다. 전년 매출 1028억원과 비교하면 1% 수준이다. 이로 인해 2020년 22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이 회사는 3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오너일가 입장에서는 좀처럼 수익을 내지 못하는 푸르밀보다 가족기업인 건설사를 통해 푸르밀의 자산을 활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 판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푸르밀을 함께 이끌어 온 임직원에 대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다. 

    푸르밀의 한 관계자는 “50일 이전에만 해고 통보하면 된다는 법적지식만 가지고 전직원을 해고한 것”이라며 “아직은 추측일 뿐이지만 자산만 남게 되는 푸르밀 법인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