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 영향에 3분기 성적표 반토막 예상반등 모멘텀 없어 4분기 전망도 먹구름실적 부진·배당 매력 감소에 증권주 주가도 고전
  • 지속적인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증시 부진 영향으로 증권사 실적 한파가 3분기 더욱 거셀 전망이다. 전년 대비 반토막 성적표가 예상되는데다 4분기 실적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질 것으로 보이면서 증권주는 연일 고전하고 있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6곳(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678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8091억원) 대비 1조1310억원(62.5%)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증권사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끌었던 위탁매매 수수료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 올해 증시가 지지부진하자 거래대금이 급감했고, 증권사 실적은 급격히 위축됐다. 지난 1분기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조1089억원에서 2분기 9조7922억원으로줄었고, 3분기에는 7조5659억원까지 감소했다.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하락하는 채권 부문 평가 손실로 인한 실적 타격도 적지 않다. 증권사는 국채·금융채·회사채 등 채권 운용을 통해 수익을 확보하는데, 9월말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186%로 6월말(3.55%)보다 63.1bp(1bp=0.01%포인트) 올랐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예금 금리 상승으로 주식의 상대적 매력이 줄면서 거래대금이 줄었고, 채권금리 급등의 영향으로 트레이딩과 상품 손익 악화가 지속될 것"이라며 "9월 시장 변동성 확대로 기대보다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실적 효자 노릇을 해왔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진도 증권사 실적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금리 상승으로 부동산 투자 조달 비용이 늘었고, 고물가로 공사비가 증가해 부동산 개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부동산 PF에 비중을 뒀던 증권사들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증권사들의 부동산PF 규모는 약 35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며 "증권사 자기자본의 39%에 달하기 때문에 향후 동향을 주의 깊에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주가 부양책에도 증권주 폭락…배당 매력도 감소

    실적 부진에 증권주 주가도 고전하고 있다. 주요 증권주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증권 지수는 지난 18일 기준 535.63 기록하며 연초(776.93) 대비 들어 31.05% 급락했다. 이는 코스피 하락률(24.71%)을 상회한다.  

    연일 주가가 급락하자 증권사들은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 부양에 나섰다. 유진투자증권은 내년 1월 3일까지 장내매수를 통해 총 200만주의 자사주를, 신영증권은 오는 12월 29일까지 자사주 보통주와 우선주를 각각 10만주와 5만주를 취득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의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은 지난 7월부터 내달 말까지 보통주 1390만주를 사들일 예정이다. 키움증권과 대신증권도 자사주 매입에 나섰고, 유안타증권 최대주주인 유안타시큐리티스아시아파이낸셜서비스도 유안타증권 지분을 사들였다.

    증권사들이 주가 부양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주가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당장 반토막 날 것으로 예상되는 3분기 실적 만큼이나 4분기 역시 비관적일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 부진한 실적에 따른 증권주의 배당 여력도 줄어들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추정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의 올해 주당배당금(DPS)는 3150원으로 지난해(6150원)의 절반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300→226원), NH투자증권(1050원→597원), 삼성증권(3800원→2385원), 키움증권(3500원→2697원)의 DPS도 일제히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3분기 업황 둔화, 부동산 PF 관련 건전성과 성장 둔화 우려, 비시장성 자산의 손실 인식 가능성이 높아 증권주의 하반기 상승 여력은 높지 않다"며 "규제 변화 등 주가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본격적인 투자 의견 상향을 위해서는 금리의 방향성 전환 시그널 확인이 필요하다. 시기적으로는 연말 정도부터 관심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