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증권업종지수, 한 달간 9% 하락…증권주 신저가 행진증시 급락·1분기 어닝 쇼크 여파악재 충분히 반영…"주가 하락 과도"
  • 높아지는 인플레이션 부담과 긴축 압박에 증시가 악화일로다. 직접적인 실적 타격을 입은 증권사들의 주가도 연일 신저가를 갈아치우며 부진한 모습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KRX증권지수는 9.13%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 하락율(-3.58%) 대비 압도적 낙폭이다. 

    다올투자증권(-12.20%), 대신증권(-10.68%), 키움증권(-10.66%)이 10% 넘게 빠졌다. 한국금융지주(-9.62%), NH투자증권(-9.29%), 삼성증권(-7.10%), SK증권(-6.59%), 미래에셋증권(-5.71%), 메리츠증권(-5.71%) 등도 큰 폭의 하락율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10일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SK증권, 다올투자증권은 장 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증권주들이 올 들어 줄줄이 최저치를 경신하는 건 주식시장 급락과 실적 부진 여파 영향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국내외 증시는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최근 6거래일 연속 하락한 코스피 지수는 지난 10일 전장보다 0.55% 내린 2596.56포인트로 마감하면서 연저점을 기록했다. 2020년 11월 30일(2591.3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장 중 한때 2% 넘게 하락해 2553.01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증시 약세에 증권사들은 일제히 어닝 쇼크 수준의 1분기 실적을 내놓고 있다. 

    현재까지 잠정 실적을 발표한 주요 증권사 4곳(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하나금융투자·신한금융투자)의 올해 1분기 순이익 합계는 7165억원으로 작년 동기(1조1354억원) 대비 36.8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깜짝 실적을 공개한 메리츠증권을 제외하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주식 거래대금의 감소로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줄어들고, 채권 금리 상승 여파에 따른 채권 운용 손익이 부진하면서 실적에 영향을 끼치는 모습이다.

    향후 증시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 부진 우려가 나온다. 다만 최근 증권주의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구간에서 주가의 가파른 단기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는 이미 작년 말부터 증권업종 주가에 지속적으로 반영돼왔다"며 "증권주 주가는 하락 요인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업종 밸류에이션 회복을 위해선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양질의 고객 기반 확대가 동반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연구원은 이를 위해 "제도 변화와 함께 성장 여력이 주목되는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 확대, 해외 신시장 진출을 통한 고객 확보 등이 필요하다"며 "자본 운용 측면에서의 주주환원 확대도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